
권력의 길에서 대립과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는 요즘, 올해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제주지역의 정치(정당)색이 어떻게 달라질까.
현재 국회의원 세 사람은 모두 진보 야당의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이 정치지형은 노무현 참여정부 하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3개 선거구 모두를 차지하면서 지금 18대 국회에 까지 이어진다.
우리나라 의회구성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건국 초기(1948∼1960년, 자유당정권)는 1대 국회에서 4대 국회에 이르기 까지 정당정치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소속 우위의 정치색을 보였다. 이런 정치색은 1960년 4·19 학생혁명의 결과 구성되고,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임기 일 년도 못 채운 체 끝난 5대 국회 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을 종합해서 보면 정당과 무소속 국회의원이 비슷한 숫자로 당선되었다. 정당적 차원의 정치색이 약한 지형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5·16군사쿠데타정권(1961∼1987년)하의 국회인 6·7·8대 때는 제주 국회의원 모두가 당시 보수 여당인 민주공화당 소속이었다. 제주의 정치지형 형성에 그만큼 크게 중앙 집권당의 위력이 작용하였다. 제4·5공화국(1973∼1988년) 당시 9대와 10대 국회구성에서는 한 선거구에서 2명을 복수로 뽑는 중선거구제가 채택되어 제주 전역은 단일 선거구로 선거가 실시되었는데 2명 중 무소속 1명이 당선되었다. 11대 때는 2명 모두 무속이었는데 이는 전국 적으로 유일한 경우였다. 이때부터 제주는 14대 국회까지 무소속 우세의 경향을 보였다. 정당색이 그만큼 약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민주화의 전기가 되는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체제를 '87체제'라 명명하기도 하는데 이때 구성된 13대 국회(1988∼1992년)의 경우 제주지역 3개의 선거구 중 무소속이 2개 선거구에서 당선되어 역시 무소속 강세를 보였고 14대 때는 3개 선거구 모두에서 무소속이 당선된다.
김영삼 문민(文民)정부(1993∼1998년) 당시 구성된 15대 국회에서는 당시 보수 여당인 신한국당이 3개 선거구에서 모두 당선되었다. 중앙정부의 집권 세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상이라 하겠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1998∼2003년) 16대 국회에서는 진보 여당인 새천년민주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균분하여 정치지형이 균형을 이루는 경향을 보였다. 노무현 참여정부(2003∼2008년) 하에서 치러진 17대 선거에서는 노풍(盧風)이 강력히 불어와 당시 진보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제주의 3개 선거구 모두를 차지하였다. 역시 중앙정부의 집권 세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렇게 형성된 정치지형은 지금의 18대 국회(2008·2012년)에 까지 이어진다. 18대국회는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 구성되었음으로 제주의 국회의원 3인은 진보 야당(현재의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바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소속의 현재의 국회의원들이 모두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현재 제주의 국회의원 선거에 관련해서 보이는 정치지형은 중앙집권 세력의 반대당 진보 야당의 정치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제주의 정치지형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무소속 성향 → 보수 여당의 지배 → 무소속 성향 → 보수 여당의 지배 → 여·야/보수·진보 의 균형 → 진보 여당의 지배 → 진보 야당의 지배 → '2012의 선택'(?)
2012년 2월 말 현재의 상황에서는 2004년의 17대 총선체제가 제주의 정치지형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겠다. 17대 총선 양상은 진보성향의 정치(정당)지형이었다. 민주당의 1당 도약, 기존 정당(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쇠퇴와 시민사회세력의 정치권 진입 강화, 마지막 3김정치세력의 종식이 그 특징이 된다. 결과적으로 19대 국회는 진보성향화 할 것이고 진보와 보수가 4년 만에 소수파와 다수파의 자리바꿈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2012의 선택'은 끝나지 않았다. 19대 총선거에서는 제주의 정치(정당)색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신행철 제주대 명예교수>
*이 칼럼은 제주불교신문에도 같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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