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보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인천 송도가 지난달 20일 유엔 산하의 신설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구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90여 개국이 참여한 유엔 당사국 총회에서 설립된 국제기구로서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수준의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 국제자유도시보다 1년 늦게 국제자유도시로 출범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은 독일 본과 스위스 제네바 등 6개국과 경쟁하여 UN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에 성공하였는데, 이 녹색기후기금은 2020년까지 총 규모 8천억 달러를 조성하게 된다.

인천시는 이 기금 사무국 유치로 매년 38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 오고, 미국 워싱턴DC(IMF, 세계은행), 뉴욕(유엔), 스위스 제네바(세계무역기구), 프랑스 파리(경제협력개발기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기구도시로 발전할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의 유치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와 UN 비상임이사국 진출의 배경에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1960년대 이전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여 경제발전에 성공한 국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남미, 아프리카,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성공 모델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고, 경제발전의 경험을 배우고자 하고 있다.

이들 개발도상국들은 영국을 비롯한 구라파 선진국들이 200년간,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150년간 걸렸던 경제발전을 한국이 40여 년 만에 달성한 비결에 대해 목말라 하고 있다.

그들이 볼 때 한국은 경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하였고,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발전의 성공은 자원, 자본, 기술면에서 열악한 제주도의 경우에서도 1960년대 이후 30여 년 간의 노력에 의해서 실현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척박하고 열악한 농촌에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바꾸어 보자는 비전과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여 1990년이 되면서, 제주도는 소득이 넘치는 국제관광지, 복지농촌으로 탈바꿈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공업단지를 건설하여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경남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하였고, 도민소득도 크게 증진하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는 1960년대 초 자원, 자본, 기술이 열악한 제주지역에 경제발전에 발맞춰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하자는 비전과 전략이 주된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곧, 아열대성 기후를 활용한 농업발전 전략과 풍부한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광지 개발 전략이 주효하였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제주 국제자유도시를 위협하는 엄청난 변화가 밀려들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강정해군기지의 유치에 발목 잡혀 허우적거리는 사이 경쟁지역들은 저 멀리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방향추 없이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배타적 지역주의, 소승적 이기주의, 그리고 획일적 가치관에서 하루빨리 탈피하여 개방적인 국제화의식을 높여 나갈 자세는 되어 있는지?

새로운 환경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 민․관 모두 스스로를 살피고 인식과 행동을 조정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제주의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담은 제주발전-모델 구축이 절실하다.  <김태보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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