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박대통령은 제주에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제주 개발을 통한 민생고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1년 9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당시 초도순시 차 내도한 것을 시작으로 1978년 6월 항몽순의비 제막식 참석에 이르기 까지 집권 18년 사이에 23회 제주를 방문 했다. 대통령 취임 3개월도 채 안되어 제주 방문 길에 나서기도 하였다.
1963년 10월 한라산횡단도로 개통식에 참석하여 ‘한라산의 기적을 이루게 될 것이다’라고 그 치사에서 밝힌 바처럼 제주의 산업 발전에 기적을 이루어내었다. 제주도민들의 생존권적 어려움을 해결했다. 이는 제주의 특수성 고유성을 잘 파악하고 살림으로써 가능했다.
우선 한라산, 화산섬 제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물’과 ‘길’ 그리고 ‘전기’ 등 제주개발의 3대 기반시설을 구축하였다. 사람들은 이를 제주개발의 3대 혁명이라 이르기도 한다.
제주도민의 자조․협동․근면성을 높이 평가하고 일차산업의 농․축․수산업 특히 감귤산업의 집중적인 지원과 천혜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하는 관광개발을 강조하였다. 제주개발을 위한 특별법도 이때 만들어진다.
이런 업적은 제주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개발의 시대에 맞는 권위적 엄부(嚴父)의 리더십이 있어 가능 하였다.
이제 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의 새 시대’에 제주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그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제주의 특수성과 고유성 그 가치를 간파하고 이를 그 국정 운영의 기초로 삼아야할 것이다. 그래야(그 지역마다의 지닌 가치를 잘 살려야)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박대통령의 제주관련 공약에서 보면 크게 ▷신공항 건설 등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 ▷추념일 제정 등 제주4·3 해결 ▷제주 감귤산업의 세계적 명품산업 육성 ▷청정제주지역 농축수산물 집중 육성 등이다.
이들 공약을 잘 실천하여 도민들의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제주의 가치를 늘 염두에 두고 있어야할 것이다.
제주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으로써 한·중·일 3국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으면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지정학적 가치,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으로써 청정환경의 섬이라는 자연환경적 가치, 탐라문화라는 제주 특유의 문화적 가치, 해 마다 개최하는 ‘제주포럼’으로 구체화된 세계평화의 섬 이라는 인류적 가치가 그것이다.
이 가치는 제주가 갖는 엄청난 잠재적 가치이다. 어느 인문학자가 지적하였듯이 제주 섬이 육지(한반도) 지역을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발전의 기틀이 되는 가치들이다.
이런 가치들을 바탕으로여 추구하는 제주비전은 크게 보아 ▷국제자유도시 ▷세계환경수도 ▷세계평화의 섬 등 셋이다.
공약, ‘신공항 건설 등 …’은 사람, 물자, 자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국제자유도시 개념의 핵심 사업이다. 하늘 길이 막히면 섬인 제주는 국제자유도시의 성격을 잃게 된다. 공약,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은 국가안보라는 국책 사업이면서 지역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실은 해군 기지로서 그 건설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나 고려되어야할 것이 있다. 그 사업으로 훼손되는 제주의 가치, 환경파괴와 평화이미지의 손실에 대한 보상이다. 그 사업은 제주에 마이너스 가치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약, ‘… 제주4·3 해결’은 제주도민의 해방 후 60년래의 큰 아픔이다.
현재 진행형인 제주역사다. 공동체 붕괴, 사회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민의 ‘손톱 밑 가시’이다. 뽑아야하지 않겠는가. 공약, ‘제주 감귤산업…과 청정제주지역 농축수산물 집중 육성’은 아버지 박대통령 시대에도 그러했듯이 제주의 특수성, 그 가치의 구현이다.
공약 사항들과 더불어 제주의 가치 구현을 위하여 ‘세계환경수도의 조성’은 꼭 추가되어야할 항목이다. 21세기 환경의 시대에 추구해야할 제주의 미래이며 국가사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딸 박대통령의 ‘새 시대’는 산업혁명을 하는 부국강병의 시대가 아니다. 그린(Green)혁명을 하는 문화강국의 시대이다. 이성이 시대는 가고 감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제주의 선거공약을 실천하는 국정운영은 개발이 아니라 환경보전을 그 기본으로 삼아야 옳다. 훈육(訓育)적 엄부(嚴父)의 리더십이 아니라 양육(養育)적 자모(慈母)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징표가 제주에서 나타나게 되길 기대한다.<신행철 제주대 명예교수>
*이 칼럼은 제주불교신문에도 같이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