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오는 정기예산국회에서 정부안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 작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인데, 주요 사업이 제주공항개발조사 사업비 10억원, 농어촌 용수공급지원사업비 60억원, 제주관광 진흥지원사업비 100억원, 제주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비 30억원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예산 문제를 다루는 구미의 경제학이론에서는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행정가들은 공익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행정가 자신, 개인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198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뷰케넌을 중심으로 한 공공선택학파들은 예산의 결정을 정치적 선택과정으로 설명한다.
공공선택학파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니스칸넨은 개발사업을 집행하고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정가는 공익 보다는 그 자신, 개인의 행정가적 만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주장한다.
니스칸넨에 의하면 행정가는 자기가 거느릴 수 있는 부하수와 봉급, 자기가 실행할 수 있는 권한,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명성 등이 높아지면, 그 자신의 효용이 증가한다고 본다. 곧, 행정가는 자신의 권한과 조직, 그리고 사회적 명성을 추구하는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예산이다.
따라서 행정가는 가능한 한 예산을 최대로 확보하여 자신의 권한과 조직을 확대하고 사회적 명성을 누리려고 노력하지, 공공복리 추구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이와 같은 니스칸넨의 예산극대화모형을 적절하게 구사한 행정가로서 북제주군의 S군수를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3대 내리 12년간 북제주군수를 맡아 최고와 일등의 북제주군정을 펼쳤다.
낙후되어 가는 농어촌지역에 10만 이상의 인구를 유치하여 기초자치단체의 기본예산 확보에 노력하였을 뿐만 아니라 어촌지역에 관광숙박과 위락시설을 유치하여 어촌지역 소득창출을 이끌어냈다. 돌문화공원 조성, 해녀박물관 및 별방진․명월성 복원 등 관광지 조성 및 문화유적지 복원에도 집중 노력하였다.
또한, 북제주군 중산간 일대에 걸쳐 농업기반시설로서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농업용 수도사업을 완수함으로써 고소득 농촌기반을 구축하는데 공헌하였다.
이와 같이 최고와 일등의 북제주군의 비전에 맞게 각종 개발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S군수의 예산극대화모형을 추구한 예산확보를 적절하게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북제주군청 살림을 키우고 최고와 일등의 자치단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자긍심과 명예를 드높이려고 한 S군수의 헌신적인 예산 확보 노력의 산물이다.
최근 제주경제가 어렵다. 도민소득은 전국 하위권에 있고, 잠재적인 실업률은 높다. 농업과 자영업은 경쟁력에 밀려나고 있고, 관광산업은 선도산업으로서의 기능이 약화되면서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제주경제의 장기 비전을 이끌 수 있는 개발프로젝트들은 민자유치는 물론 공공재원 마련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문제는 한 마디로,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과 재원 조달을 적절하게 받아내는데 있어 자치단체의 역량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라 않을 수 없다.
최근 와서 S군수가 그리워진다. 행정가로서 자신의 자치단체를 키우고 전국 최고와 일등의 비전을 실현코자 노력했던 헌신적인 행정가가 여럿 나타나기를 희망하는 것은 지나친 걸까? <김태보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