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어느덧 3000일째로 접어든다고 한다.
여전히 강정은 싸우고 있고, 제주는 여전히 개발과 보존사이에서 헤매고 있다.
나는 이 시점에 그동안의 강정마을 관련 사진들을 다시금 꺼내어 보았다.
비록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그들은 말하지만 3000일이 된 오늘, 나는 그동안 강정싸움을 지켜보면서 강정마을 주민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려던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물론 내가 강정마을을 처음 찾은 날이기도 하다.
강정천 옆에 굳게 닫힌 천막…….
나도 모르게 셔터가 눌러졌고, 옆에 걸어가던 동생이 말했다.
"오빠도 제주도민이잖아. 근데 왜 같이 안 싸워?"

문헌에 따르면 구럼비에는 간혹 거대한 바람이 불곤 했는데
그때마다 큰 피해를 입히고는 했다고 전해진다.
이날도 강정 구럼비 앞바다에 만들어 놓은 양윤모선생의 숙소가
‘중덕사’라는 명판만 남긴 채 홀라당 날아가 버렸다.

일도2동평화버스는 제주도내에서 처음으로 일반 시민들을 주축으로 한
해군기지 반대단체였다. 그들은 평화버스를 조직하여 강정마을 주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제주에서 강정까지 방문하였다.

제주도민들에게 강정마을의 억울함을 알리겠다는 포부로 길을 나선 것이다.
'미군들 많이 오면 장사라도 잘되지!' 같은 터무니없는 논리로 이곳저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
하지만 그들은 전단지를 뿌리며 꿋꿋이 제주도 한 바퀴를 다 걷고 나서 강정마을로 돌아갔다.

이날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강정중심가에서 열렸다.
유명한 가수들이 초대되었는데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무대가 잘 안보일 정도였다.
한 어르신은 강정마을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려온 건 처음이라 했다.


2011년 12월 25일
성탄특별미사를 마친 강우일 주교가 문정현, 문규현형제 신부와 함께
해군기지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