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4·3의 참혹함과 모순을 그대로 드러냈던 다랑쉬굴을 보전하는 데 나선다.
다랑쉬굴은 4·3 당시 토벌대가 굴 속에 숨어지내던 사람들 13명을 연기로 질식시켜 집단 학살한 현장이다.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이지만 현재 사유지에 포함돼 있어 훼손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도는 4·3유적지로서 다랑쉬굴 보전을 위해 사유지를 매입하고 위령·추모 공간 및 관련 역사 정보가 담긴 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우선 올 하반기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2608-3(1만5177㎡), 2610-6(9947㎡) 일대 토지 총2만5124㎡를 토지 소유자인 학교법인 이화학당으로부터 사들인다.
이후 공론화를 거쳐 위령 조형물과 유적지 안내 시설, 주차 공간, 탐방로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23억원(국비 7억원·도비 16억원) 중 토지 매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22억3800여만원이며 사업 기간은 오는 12월까지다.
도는 토지 매입을 위해 ‘2022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안건은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제407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업을 주관하는 도 특별자치행정국 4·3지원과는 “다랑쉬굴은 4·3의 비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로서 올해는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다랑쉬굴 정비사업 추진을 통해 교육·평화·인권이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 1991년 제주4·3연구소는 종달리 다랑쉬굴에 유해가 묻혀있는 걸 발견, 이듬해인 1992년 유해 발굴 작업이 이뤄져 시신 11구가 수습됐다. 다랑쉬굴에서 발견된 유해는 학살 직후 시신 2구를 포함해 모두 13구이다.
다랑쉬굴에서 발견된 유해 11구는 유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화장돼 김녕 앞바다에 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