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기초단체도입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오영훈 도정에서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이하 행개위)를 구성, 임기 전까지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이뤄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개위는 민선5기 우근민 도정과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도 꾸려졌지만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민선5기 행개위는 시장직선제와 의회 없는 지방자치단체 구성안을 제출했지만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선6기에도 행개위를 꾸려 시장직선제와 4개 자치구안을 내놨지만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오영훈 도정에서 새롭게 구성한 행개위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방안을 임기 2년 안에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오 지사는 2년 내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주민투표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행개위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
# 구성 명단은?
행개위는 관련 조례에 따라 15명으로 구성하며, 도의회 추천 4명, 행정시 추천 2명, 제주도 소속 공무원 2명 이상 8명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나머지 7명은 공개모집을 거쳐 도내·외 각계 전문가를 선정했다.
도의회 추천 인사는 임기옥 전 도의원, 현을생 전 서귀포시장, 오승익 전 도의회사무처장, 오승운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 4명으로 주로 공직자들로 채워졌다.
두 행정시장은 제주지역 시민사회 출신 여성을 추천했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김태연 제주여민회 이사를,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이신선 서귀포YWCA 사무총장을 추천했다.
공개모집을 통해서는 김광구 경희대학교 교수, 황종규 동양대학교 교수, 김형아·박경숙 제주대학교 교수, 고창후 변호사, 정태근 민주평통자문회의 제주시협의회 고문, 윤석인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 이상 7명이 선정됐다. 윤석인 사무총장은 한겨레 기자 출신으로 기대주로 꼽힌다.
제주도는 위원회 구성을 위해 지난 7월25일부터 27일까지 공모를 진행했으나, 6명만 지원해 지난 12일까지 공모를 연장했다.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이중환 도 기획조정실장과 조상범 특별자치행정국장 2명을 제외한 13명 모두 오영훈 제주지사가 위촉한다.
간사는 현창훈 자치행정과장이 맡는다.
위원회 구성을 위해 올해 말까지 편성된 예산은 총 1000만원이다.
# 행개위가 앞으로 할일은?
행개위 위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을 위한 자문·심의 기능을 담당한다.
세부적으로는 △현행 제주도 행정체제의 장단점 분석, △제주형 행정체제 모형 모색 △연구용역 과업지시서 작성 △제주형 행정체제 모형 주민 의견조사 △공청회 개최 △중앙부처 및 국회 설득 논리 개발 등을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단층제 도입 후 도지사에 집중된 권한, 주민 참여 약화, 행정의 민주성 저하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한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행정체제개편위원회 차원에서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15억원)을 오는 10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