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난개발 저항 지역연대'는 8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훈 도정은 공권력의 구조적 부정의를 타파하고, 갈등지역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 난개발 저항 지역연대'는 8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훈 도정은 공권력의 구조적 부정의를 타파하고, 갈등지역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개발으로 갈등이 불거진 제주도내 9곳 지역 주체들이 도청 앞에 모였다. 난개발을 끝내고, 제주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오영훈 도지사에 요구하기 위해서다.

'제주 난개발 저항 지역연대(이하 저항연대)'는 8일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훈 도정은 공권력의 구조적 부정의를 타파하고, 갈등지역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제주가치는 앞서 지난달 24일 제주의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할 방법을 찾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지역갈등 합동토론회'를 연 바 있다.

당시 제주 해군기지와 기지 진입도로, 제2공항, 송악산 리조트,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비자림로 확장공사, 서귀포시 우회도로, 제성마을 왕벚나무 등 최근 도내 9곳 지역에서 일어난 갈등상황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들 지역 주체들이 연대체를 꾸려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저항연대는 "우리는 부당한 공권력과 폭력 앞에 분노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우리는 이 상태로 제주가 미래로 갈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왜 무조건 개발을 강행하고, 자연환경과 유산을 지키자는 목소리는 억압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영훈 도정은 '미래로 가는 제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도대체 어떤 미래를 추구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내용도 밝히지 못한 텅 빈 표어를 앞세워 도망가지 말라"고 일갈했다.

또 "행정이 왜 자본의 입장에 서고, 취지를 위반하는 절차를 근거로 대는지 의문"이라면서 "시민을 무시하는 이유, 공동체의 분열을 조장해 이득을 취하는 이유도 알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제주도민은 비자림로 삼나무와 실향민의 눈물을 기억하는 제성마을 벚꽃나무, 도시의 하수를 받아내는 바다, 하수처리장 때문에 존재가 은폐된 용천동굴, 공항을 짓기 위해 잘릴 위험에 놓인 오름 등과 같다"고 강조했다.

저항연대는 "우리는 공동체의 운명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면서 "환경수용력을 무시하는 공공의 작태에 맞서며, 기꺼이 갈등을 응시하고, 갈등 뒤에 숨은 공공의 논리를 파헤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더해 "여기에 모인 것은 겨우 아홉 곳의 최소한의 사람들이지만 여기서부터 물결이 일 것"이라면서 "나태하고 잔인한 공권력의 폭력이 제주의 미래를 지워온 것을 알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영훈 도정은 이곳에 모인 9개 지역의 갈등과 고통을 조속히 해결하고, 도내 난개발을 종식하라"면서 "슬로건으로 제시한 '빛나는 미래'의 구체적 비전을 드러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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