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트램(사진=김재훈 기자)
독일의 가선 트램,(사진=김재훈 기자)

제주시내 비가선 트램(트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 설치 없이 배터리나 수소를 이용하는 트램) 조성에 따른 비용대비편익이 1보다 낮아 경제성 타당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비용대비편익 혹은 B/C는 사업 투자 비용과 비교해서 그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을 말하며 1보다 높을수록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제주도로부터 위탁받아 수행 중인 ‘제주트램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비가선 트램보다 투자 비용이 저렴한 가선 트램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용역진은 제주도 트램의 장기 비전과 목표 및 전략(사업 도입의 결정, 국비 확보 가능성 등), 도내 트램 도입 타당성이 있는 노선 분석・검토, 트램 노선 대안 별 사업추진 가능여부, 적정 트램 차량시스템 등에 대해 검토 하고 4일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용역진은 트램 도입의 필요성으로 제주도의 승용차와 택시의 수송분담률이 63.5%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고속 대용량 대중교통 서비스의 제공, 친환경저비용고효율 대중교통 시스템의 필요성을 들었다. 그런가 하면 ‘제주 철도시대에 대비해 선제적 트램 도입이 필요하다’는 제주지역 사회에서 논의된 바 없는, ‘제주 철도시대’라는 근거 없는 미래 비전을 슬그머니 제시하기도 했다.

용역진이 검토한 노선 안은 모두 제주국제공항을 기점 혹은 경유지로 삼고 있다. 경사가 심한 중앙로와 제주대학교를 잇는 노선은 제외됐다. 용역진이 제시한 노선 안과 사업비는 다음과 같다.

노선1: 제주국제공항과 연동-노형을 잇는 노선.(총사업비: 전기배터리 트램=2868억원, 수소 트램=2997억원)-용역진이 최우선적으로 검토 중인 노선

노선2: 제주국제공항과 제주시 중앙로타리를 지나 제주항으로 이어지는 노선.(총사업비: 전기배터리 트램=2280억원, 수소 트램=2409억원)

노선1+2: 노선1과 노선2를 연결한 노선. 노형동 연동, 제주국제공항, 중앙로타리, 제주항으로 이어지는 노선.(총사업비: 전기배터리 트램=4252억원, 수소 트램=4370억원)

노선3: 제주국제공항에서 광양로타리를 경유해 화북동을 거쳐 도련일동으로 이어지는 노선.(총사업비: 전기배터리 트램=4138억원, 수소 트램=4400억원)

노선4: 제주국제공항에서 연삼로를 따라 화북이동 거쳐 도련일동으로 이어지는 노선.(총사업비: 전기배터리 트램=4223억원, 수소 트램=4485억원)

용역진이 검토한 모든 노선이 제주국제공항에 연결된다. 신제주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2를 제외하면 제주시를 동서 방향을 가로지르는 것이 공통점이다.

용역진은 위 4개의 노선(안)을 설정하고 단순히 트램만 설치했을 때와 타 교통수단 환승허브(대중교통 환승 정류장 및 렌터카 기지 등)를 구축하는 경우의 경제성을 비교해 발표했다. 용역진은 트램만 설치했을 때는 비용대비편익이 0.7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트램 노선 계획(안)(사진=제주특별자치도 트램 도입을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보고 자료)
제주트램 노선 계획(안)(사진=제주특별자치도 트램 도입을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보고 자료)

용역진은 트램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과 연결되는 환승허브를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제주국제공항 인근 부지에 있는 렌터카 차고지들을 환승허브로 옮겨 렌터카 이용자들의 트램 이용 유도 효과를 전망하는 것이다.

이날 용역진이 제시한 노선 중 비용대비편익이 0.7 이상 나오는 노선은 환승허브 구축을 전제로 한 노선1(배터리 트램 0.84, 수소 트램 0.82), 노선1+2(배터리 0.82, 수소 0.77) 뿐이다. 이에 따라 추후 용역진이 노선1을 제주 트램의 최우선 노선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선1은 5.77km로 용역진이 제시한 노선 중 가장 짧은 노선이기도 하다.

한편, 노선1을 우선 추진할 경우 제주시 도민 출퇴근 생활권보다 관광객 수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 그리고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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