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 주목해 온 우리는 연안의 오염, 해양 생물종 변화, 해조류가 사라져 사막화되는 갯녹음 현상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시민과학'이라는 방식을 통해 대안적 경로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보편을 추구하는 과학적 태도를 갖되, 개체의 고유성과 아름다움도 보려 합니다. (…) 과학적 조사와 역량을 갖춘 시민과학자를 양성하고, 함께 바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해양 시민 아키비스트'가 되겠습니다."_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창립선언문 부분
녹색연합의 전문기구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기후위기의 최전선' 제주에서 설립돼 본격적인 해양 생태계 변화 감시와 시민과학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 8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 1층에서 창립총회 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위기의 시대에 해양에 관한 시민들의 기록과 조사, 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행정 당국의 정책을 변화를 도모한다. 파란이 전면에 내세운 '시민과학'은 이른바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 전문성을 독점하며 행정 당국이 추진하는 사안에 대해 행정과 결탁하거나 아예 입을 다무는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파란은 시민의 과학적 역량을 키우며 데이터를 축적해 해양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보다 더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제주 바다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따른 제주 지역 해양 생태계 변화의 문제가 부각되지만 좀처럼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녹색연합의 4개 전문기구 중 하나로 제주에 설립된 파란은 제주 바다 속 풍경을 제주 지역 환경 담론의 수면 위로 본격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파란은 당장 이번달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파란은 7월 중 ‘제1회 해양시민과학자포럼’, ‘2023 산호학교’ 등 시민과학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파란은 향후 △제주 바다를 기록하는 시민 아키비스트 양성 △기후위기로 인한 해양의 변화와 난개발 감시 △해양 정책의 변화를 통해 제주 바다의 생태적 회복력 되찾기 프로젝트 등을 주제로 활동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제주해양포럼, 해양시민과학자대회, 산호학교와 산호탐사대, 제주바다 기후위기 탐사대, 갯녹음 등 제주 해양생태계 변화상 조사,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등 시민과학과 해양정책 개선 활동에 집중한다. 시민 참여와 전문성 강화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해양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창립을 위한 활동은 올해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 22일 해양/산호 전문가, 수중 가이드, 영상 전문가, 환경단체, 언론/법률 전문가, 생태예술가, 지역주민 등 39명이 참여하여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파란 창립준비위원회’ 첫 모임을 갖고 창립을 준비하였다.
제주와 서울에서 준비위원회 모임을 갖고, 정관소위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소위원회, 총회준비소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면서 조직 구성, 정관, 사업계획과 예산 등을 검토하고 창립총회 실무를 준비하였다. 이와 동시에, 제주해양포럼, 산호탐사대, 해양보호구역 간담회 등을 열고 제주바다의 보전과 생태적 회복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였다.
파란은 창립총회에서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해양보호구역, 제주 산호 등의 주제로 활동하는 해양 시민과학자를 양성하며 제주 바다의 기록과 감시, 법과 제도의 변화를 통해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온전한 회복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정관을 창립회원의 참여로 의결하였다.
이날 이사회, 감사, 센터장 등도 선임하였다. 초대 이사장은 김연순(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현 제주여민회/제주전여농 회원)이 맡고, 이사회에는 강민철(예래생태마을 주민), 박성인(가장자리농원 농부), 윤상훈(녹색연합 전문위원), 이한나루(코지다이브 대표), 정은혜(에코오롯 대표), 홍상희(돌핀맨, 다큐멘터리 제작팀) 등 9명의 이사가 참여한다.
감사로는 최재홍(법무법인 자연 변호사), 정명희(공익네트워크 우리는 대표)가 선임되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센터장은 신수연(녹색연합 해양생태팀장)이 맡아 사무국의 총괄 업무를 책임진다.
<파란> 준비위원으로 참여한 분야별 전문가 19명은 <파란>의 전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앞으로 <파란>은 시민 주도의 기록 모임을 만들고 제주 바다의 다양한 가능성과 희망, 문제점을 공론화할 것이다.
김연순 초대 이사장은 “시민과학자의 기록은 제주바다의 변화를 추적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파란>은 시민과학자와 함께 정책을 바꾸고, 제주 바다를 보전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에서 환경정의를 가르치는 황준서 회원은 “파란과 함께 우리 바다를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파란의 출발을 응원했다. <파란> 창립총회에는 70여명의 창립회원과 관계자가 참여하였고, 김정임(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상임대표), 박그림(산양의 친구, 설악산 지킴이)은 축사로 응원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