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지난 13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대정읍 앞바다에서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수면 위로 올려 숨을 쉬게 하려는 노력을 3일 동안 이어갔다.
어미 돌고래가 새끼를 향한 지극한 모성애를 보이는 그 동안에도 선박을 이용한 돌고래 관광은 이어졌다. 핫핑크돌핀스는 그 3일 동안 이들 돌고래를 따라다닌 관광선박들이 관련 규정을 어겼다면서 제주도에 신고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생태보호구역 지정 및 생태법인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가 새끼의 죽음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게 하는 관광선박들이 너무 많아 눈살이 찌푸려진다.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광복절 연휴 기간에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하루종일 관광선박들이 돌고래들을 따라다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미 돌고래가 새끼 사체를 힘겹게 업고 다니던 8월 15일 오후에는 이들이 있던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에서 관광선박 4척이 동시에 돌고래 관광을 하는 모습도 목격되었다"면서 돌고래 선박 관찰규정 위반 사례 4건을 적발해 제주도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들을 따라 몰려다니는 관광선박으로 인해 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먹이활동에도 지장을 받는다"며 "죽음을 애도하는 돌고래 옆에 몰려온 선박들은 이 돌고래들을 그저 볼거리, 오락거리로 취급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어미 돌고래는 15일과 16일 사이 새끼를 놓아준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정읍 무릉리 해안가에 떠밀려온 새끼 돌고래 사체를 해경이 지자체에 인계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마지막 남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의 선박관광을 제한하지 않으면 이미 지역적 멸종위기에 처한 돌고래들은 제주 바다에서 영영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얼마 남지 않은 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인간과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선박관광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나아가 돌고래들이 자기의 고향 바다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권과 평화적 생존권을 주는 '생태법인' 제도의 도입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