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는 '2040 제주 지속가능 발전 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며 지난 12일 '2040 제주특별자치도 지속가능발전 비전 선포식'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선포식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까지 초청했다.
오 지사는 17일 주간 도청 회의에서 공직자들을 향해 '2040 제주 지속가능 발전 전략 기본계획'을 기준으로 삼아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오 지사는 "도민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준비하고 국제 기준을 철저히 분석해 수립된 전략"이라고 자평했다.
공직자들을 향해 "에너지·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탄소중립 등 제주의 선도적 정책을 기반으로 삼은 만큼 모든 공직자가 이를 기준으로 삼아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달라"고도 요구했다.
향후 15년 간 제주 제주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청사진으로 마련한 계획이니 잘 만들었길 기대한다. 계획을 수립했으면 그 구체적인 내용을 도민이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아직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대적인 비전 선포식을 열고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며 얘기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것이 잘 만들어진 전략인지 검토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화려한 수사만 있고 내용은 없는 상태다.
비전 선포식 때, 기본계획도 동시에 공개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그러지 않았다. 내용보다 성대한 행사에 초점을 맞춘 오영훈 도정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비전선포식 일정을 먼저 잡아놓고 추진했는데, 기본계획 자료 작성은 마무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비전선포만 하고 자료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전선포식을 미루는 게 낫지 않았을까.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자료에 일부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며칠 뒤에나 공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가 하루 빨리 공개해 기본계획을 제대로 검토할 수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