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학교는 매년 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25년 제주학사의 가장 큰 프로젝트는 돌집짓기입니다. 작년 9월 제주학사에 큰 불이 났었습니다. 화재로 인해 학사의 입구였던 창고와 세면장이 탔습니다. 그래서 이번 년도에 화재복구 겸 돌집짓기를 시작했습니다.
집을 짓기 전 설계를 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창고와 세면장 보다 튼튼하고 안전하게 또 편리하고 편안하게 지어야 했습니다. 더불어 새로 짓는 건물인 만큼 기존에 있었던 문제점을 고려하고 개선해서 짓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의 창고와 세면장 대신 가장 문제점이 많았던 부엌을 새로 짓기로 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일을 알려주시고 도와주시는 목수님이 계십니다. 설계의 많은 면을 알려주시고 피드백을 해주셨습니다. 몇 장을 그렸는지 기억이 안날만큼 많이 그렸습니다. 또 교장 선생님이나, 선배, 친구들에게 찾아가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 등을 물어봐 의견 반영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달 가량을 그리고 또 그리며 결국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저희만으 설계도가 완성되었습니다. 힘들게 어렵게 만든 만큼 뿌듯했고 애착이 갔습니다.
설계도를 완성한 뒤에는 바로 실전에 들어갔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바로 돌집을 짓고 싶었지만 집을 짓기 전에는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아직 주변이 깔끔하지 않고 완벽하게 철거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주변을 정리하고 기존에 있던 돌벽을 허물었습니다. 화재가 난 뒤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만 돌벽만큼은 쓰러지지 않고 굳게 서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며 돌의 견고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변을 정리하던 중 큰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큰 나무뿌리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기계를 쓰지 않기에 사람의 힘으로만 뿌리를 제거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뿌리를 우습게 봐 금방 뽑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었고 그 뒤 5명 정도가 붙어 뿌리제거에 힘썼습니다. 삽으로 파보기도 하고 호미로 긁어보기도 하고 도끼로도 내리찍어 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약 4시간 정도를 한 나무에만 매달려 뽑았습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 뽑힐 기미가 보였습니다. 그 뒤 모두 힘을 모아 결국 뽑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기계를 쓰면 빠르고 쉽게 끝낼 수 있었겠지만 여럿이서 힘을 합쳐 일을 하니 뿌듯함과 성취감은 배가 되었습니다.
돌벽도 사람의 손으로 철거했습니다. 망치와 빠루로 돌을 하나하나 무너뜨렸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 묘함은 설렘과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내 손으로 집을 짓는다는게 큰 경험이 될 것 같았고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집에 대한 또 건축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는 내가 집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잠시 미뤄두기로 했습니다. 집짓기는 시작되었고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또 저 혼자 짓는 것이 아닌 선배 후배 친구가 있고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신 목수님이 계셨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걱정과 불안보다는 설렘과 기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또 저는 돌집짓기에서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성장입니다. 저는 이번 돌집짓기의 반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책임이 많이 따릅니다. 저는 이번에 반장이라는 역할을 맡으며 책임감을 키우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협동심과 단합심도 키우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 혼자 짓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같이 짓기에 힘들 때는 힘을 모으며 단합심을 키워보고 있습니다.
많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며, 친구간의 다툼, 의견차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것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이겨낼 것입니다. 그게 돌집짓기의 큰 목표니까요.
제주학사에서 돌집짓기는 말 그대로 돌집만 짓는 것이 아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고난과 역경이 닥치겠지만 그 과정을 하나하나 이겨내가며 성장하겠습니다. 이번년도 큰 목표,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된 볍씨학교 제주학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