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 지 10년째를 맞아 거리에서 2공항이 중단될 때 투쟁을 결의하는 집회가 15일 열렸다.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와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6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도로에서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 제2공항 백지화 10년 투쟁 제주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성산지역 주민들과 새만금공항 저지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김정도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문예공연과 각개 발언에 이어졌으며 집회 후 시청 일대 거리행진까지 이어졌으며 8시께 마무리됐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10년 이 싸움은 도민들과 함께 연대했기에 외롭지 않았고 끈질기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지키지 말고 끝까지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는 도민 의견이 높다. 특히 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제주도민이 직접 판단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대적이다. 제주가 가야 할 길은 개발과 성장이 아니라 보전과 지속가능성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마을주민의 10년 투쟁과 지역사회의 도민결정권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명분 하나로 사업을 강행해 왔다”면서 “오영훈 도정 역시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은커녕 도민결정권을 실현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배반했다. 또한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하는 상생발전 용역 추진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0년의 투쟁을 기반으로 도민을 믿고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해 흔들림 없이 싸워나갈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박찬식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집행위원장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결정권을 쟁취할 것을 결의한다! 제주의 자연, 제주의 공동체, 제주의 미래를 망치는 제2공항을 반드시 막아낼 것을 결의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7일에는 제2공항 갈등 해결을 바라는 각계 선언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도민이 결정한다! 제주 제2공항 백지화 10년 투쟁 제주도민 결의대회]
결 의 문
10년이 흘렀다. 그사이에 정권이 세 번 바뀌었다.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했지만, 여전히 제 자리다. 공항 예정지 한복판 숨골 밭에는 10년째 무 농사가 이어진다. 대수산봉, 독자봉 오름들도 제 모습을 지키고 있다. 예정지 주변 철새도래지에는 작년에 왔던 새들이 다시 찾아와 월동 준비가 한창이다.
10년 투쟁의 결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초 제2공항 건설을 지지했던 도민 여론은 크게 변했다.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는 도민 의견이 높다. 특히 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제주도민이 직접 판단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대적이다. 제주가 가야 할 길은 개발과 성장이 아니라 보전과 지속가능성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티며 제주를 지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땅에서 쫓겨나지 않겠다는 단결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 아이들, 미래 세대에 부끄럽지 않으려는 결기가 있었다. 그리고 제주가 사라지고, 우리의 생명선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하지만 마을주민의 10년 투쟁과 지역사회의 도민결정권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책사업이라는 명분 하나로 사업을 강행해 왔다. 환경부의 반려 결정도 번복하며 재추진한 윤석열 정권의 ‘내란표’ 국책사업이 바로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이다. 따라서 내란을 이겨낸 광장투쟁에 힘입어 집권한 이재명 정부는 달라야 했다. 하지만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 제2공항 절차는 그대로 진행 중이다. 오영훈 도정 역시 갈등 해결을 위한 노력은커녕 도민결정권을 실현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배반했다. 또한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하는 상생발전 용역 추진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10년이 흘렀지만, 제2공항 계획에 대한 도민사회의 의문은 여전하다. 계속 늘어날 것이라던 항공수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조류충돌 위험과 숨골, 오름 등 자연환경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공항을 지어서는 안 될 곳이라는 점도 명백하다. 혈세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일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기후·생태위기 시대에 제주의 미래를 망치는 난개발 사업이다. 도민사회는 제2공항에 대해 제기된 문제를 철저히 검증하고, 제주도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도민의 뜻을 모아 다시 한번 분명하게 요구한다.
이재명 정부는 제2공항 사업의 필요성과 입지타당성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고, ‘국민주권정부’의 원칙에 따라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
오영훈 도지사는 제2공항 연계 상생발전 용역을 즉각 중단하고, 주민투표 등 도민결정권 공약을 이행하라!
도민의 뜻을 대의하겠다는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절대다수 도민이 요구하는 도민결정권 실현을 약속하고 실행하라!
우리는 도민의 뜻을 거스르거나 외면하는 정치집단과 정치인에게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10년 제2공항 건설사업의 진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도민과 함께 싸워왔다. 이제 마지막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의 투쟁을 기반으로 도민을 믿고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해 흔들림 없이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제2공항 백지화 그날까지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결정권을 쟁취할 것을 결의한다!
제주의 자연, 제주의 공동체, 제주의 미래를 망치는 제2공항을 반드시 막아낼 것을 결의한다!
절대다수 도민이 요구하는 도민결정권을 거부하는 모든 정치집단과 정치인을 심판할 것을 결의한다!
제2공항 백지화 그날까지 도민과 함께 단호하게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한다!
2025년 11월 15일
제주 제2공항 백지화 10년 투쟁 제주도민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