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내 설치된 신발장. (사진=독자 제공)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내 설치된 신발장. (사진=독자 제공)

곶자왈 지역에 대규모 사파리형 동물원과 숙박시설을 짓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최근 선흘2리 정 모 이장이 주민숙원사업 명목으로 예산을 받아 2000만원짜리 신발장을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24일 선흘2리 주민 A씨가 제보한 사업비 집행내역과 지출결의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 이장이 리사무소 수납장과 신발장을 설치하는 공사비로 2000만원을 지출했다.  

이 사업비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매년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 7곳(선흘1·선흘2·월정·행원·김녕·덕천·성산리)을 대상으로 주민숙원사업으로 편성한 예산이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내 설치된 수납장. (사진=독자 제공)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내 설치된 수납장. (사진=독자 제공)

사업 목적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역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주민숙원 사업 해결을 위한 것이다. 

지난해 선흘2리가 집행한 주민숙원 사업비는 모두 3400만원이며 이중 2000만원은 리사무소 내 수납장과 신발장 설치, 나머지 1400만원은 리사무소 내 책장과 보일러 공사하는 데 쓰였다. 

특히 신발장을 설치한 공사 업체는 선흘2리 개발위원 B씨가 대표로 있는 인테리어 회사다. 정 이장은 지난 4월에도 같은 회사에 공사 대금 명목으로 1500만원을 지급했다. 물론 선흘2리 마을회 계좌에서 빠져나갔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수납장 설치 및 신발장 공사 관련 지출결의서. (사진=독자 제공)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리사무소 수납장 설치 및 신발장 공사 관련 지출결의서. (사진=독자 제공)

주민 A씨는 “지난해 공사 대금 지출하는 과정에서 마을총회를 비롯해 어떠한 의결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며 “심지어 올해는 지출결의서라든가 집행내역 서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선흘2리 주민숙원 사업과 관련한 공사를 독점하다시피 했다“며 “최근 3년간 공사도 들어가기 전에 선지급으로 모두 사업비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회 통장. (사진=독자 제공)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회 통장. 지난 4월 14일 공사대금이 빠져나간 내역(붉은 네모)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와 관련 정 이장은 ”공사를 신발장만 한 게 아니라 내부 화장실도 하고 다른 주민 이용시설인 이색교류센터도 손보고 했는데 서류에 다 명시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인테리어 업체는 최근 2년 공사를 맡아줬는데 아무래도 마을 상황을 잘 아는 주민이라 우선순위로 일을 맡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경찰은 선흘2리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인 ㈜대명티피앤이로부터 3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정 이장은 사업자에게 마을발전기금 명목으로 7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사업에 동의하는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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