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는 고객기만, 인력감축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는 고객기만, 인력감축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지역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고객들이 물건을 직접 계산하는 '셀프 계산대'가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고, 고객들에게도 불편을 준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는 고객기만, 인력감축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가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8년 서울 성수점과 왕십리점, 죽전점에 셀프계산대를 도입했다. 3년뒤인 지난해 1월엔 127개점에 840대가 설치됐다.

노조는 올해 6월 기준 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이마트 147개점에 1000여대가 넘는 셀프계산대가 설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도별 이마트 인력현황 및 매출과 제주지역 점포 인력과 캐셔 인력 감소 현황을 공개했다.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매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도별 이마트 인력현황 및 매출과 제주지역 점포 인력과 캐셔 인력 감소 현황을 공개했다.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매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셀프계산대 도입으로 인력감축"

문제는 셀프계산대 도입으로 캐셔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가 이마트 121점 캐셔파트 인력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2018년 5828명에서 올해 3755명으로 1073명 줄었다. 노조는 확인하지 못한 37개점을 포함한다면 줄어든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내 신제주점과 제주점, 서귀포점의 인력 현황을 놓고 보면 2015년 각각 238명과 247명, 136명이었지만 올해 6월 기준 177명과 154명, 141명으로 줄었다. 각각 61명과 93명, 5명의 인력이 감축된 것이다.

셀프계산대가 도입된 2018년 도내 이마트 캐셔 인력도 각각 58명과 50명, 34명이었지만, 올해 3월 기준 43명, 41명, 32명으로 15명, 9명, 2명이 줄었다.

노조는 "코로나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 도내 이마트 방문객이 상당수 늘어났는데 오히려 캐셔 인원은 줄어 노동강도가 악화됐다"면서 "이마트 전체 매출도 2015년 11조에서 지난해 16조로 늘어났지만 이마트는 셀프계산대를 앞세워 인력감축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 5월 셀프계산대 처리율을 평균 34%에서 30%까지 높일 것을 지시하는 문건을 전국 19개점에 보내기도 했다. 캐셔가 계산하는 일반계산대를 미개방 시키는 방식을 제시했다.

노조는 "제주도내 이마트의 경우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 사원들은 과중된 노동강도를 호소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도 서귀포점은 셀프계산대를 16대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제주점은 도내 고객 수가 가장 많은 매장임에도 현재 셀프계산대 공간을 늘리기 위해 일반계산대를 축소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는 고객기만, 인력감축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일반계산대 미개방으로 고객불편 초래"

노조는 또 이마트가 셀프계산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반계산대를 축소 운영,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일반계산대 감축 지침이 시행되고 있는 점포들에서는 방문객들의 계산 대기 시간이 대폭 늘었다"면서 "일반계산대에서 계산할 수 있는 캐셔가 있지만, 계산 대기 줄이 길게 생겨도 의도적으로 일반계산대를 추가 개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방문객이 기다림에 지치게 만들어 셀프계산대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기존 쇼핑문화 조차도 '대형마트 1위'라는 우월적 위치를 이용, 고객들에게 셀프계산대 사용법을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다"면서 "물건을 구매하고 싶으면 고객 본인들이 스스로 계산해야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심어주는 '고객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산을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도 과거와 같이 계산원들에게 소리치지 않는 시민의식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고객들에게 무임금 노동을 전가해 시간을 뺏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고객들은 계산을 위해 더욱 기다려야 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며 계산해도 아무런 이익도 없이 직접 하는 게 당연한 날이 올 것"이라면서 "우리는 일자리를 지키고, 고객들에게 주어지는 당연한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