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2리 주민들이 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선흘2리 주민들이 1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재훈 기자)

 "불법행위가 드러나 재판을 받고 있는 과정에서도 반성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사업을 반대하는 마을 이장에게 거액의 보복성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고, 마을 총회 결의를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을 지원해 마을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런 기업이 어떻게 '지역과의 공존'을 입에 올릴 수 있단 말인가?"

선흘2리 마을회는 지난 1일 개발사업심의위 회의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토로하며 제주도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사업기간 연장 불허를 촉구했다.

그러나 선흘2리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기간을 연장해주는 결정을 내렸다.

개발사업심의위는 지난 해 말 국내실내승마장 완공과 행정절차 마무리를 조건으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기간 연장을 의결한 바 있다.

사업자가 이 같은 내용들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재차 사업기간을 연장토록 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개발사업 허가 '자동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말 개발사업심의위는 국내실내승마장 완공과 행정절차 마무리를 조건으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기간 1년 연장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개발사업심의위는 사업자가 이 같은 조건들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이번에 재차 사업기간을 연장토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개발사업심의위가 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실상 '자동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개발사업심의위는 이 외에도 묘산봉관광단지 등 5개 개발사업장의 사업 기간 연장을 의결했다.

제주녹색당은 2일 논평을 내고 개발사업심의위의 대형 개발 사업장의 사업 기간 연장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녹색당은 "묘산봉관광단지의 경우 1997년 공유지 매각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표류 중이다. 그리고 당시와 비교해서 곶자왈 훼손과 난개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제주녹색당은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가 공유지를 싼 가격에 매입하고도 그에 따르는 책임을 방기한 채 사업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해서 "제주도가 사업 기간을 반복적으로 연장해주고 있는 사이 마을 주민들의 고통 역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녹색당은 "제주도 평균기온이 지구 평균기온보다 상승한 주요 원인은 개발로 인한 녹지의 훼손이다. 십 수 년 동안 지지부진한 사업들의 사업 기간 연장을 승인해 개발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발사업심의위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개발사업심의위원회 강주현 제주대학교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구만섭 제주특별자치도 위원장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김남혁 가람영산건축사사무소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위원 임명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박상문 한국산업은행 부위원장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손지현 제주지방변호사회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안선영 안선영 세무호계사무소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오승진 보조금심의위원회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이동욱 제주대학교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이병완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이성용 제주발전연구원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이지형 KOTRA 투자기획실 위원 위촉직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임은영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위원 위촉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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