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정의 15분도시, 부산 15분도시와 비교해보니

오영훈 제주도정은 15분도시과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오영훈 제주도정은 15분도시과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내놓았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공약으로 내건 15분도시. 오영훈 도정은 최근 조직개편안 발표하며 15분도시과를 신설하는 계획을 밝혔다. 도시균형추진단 산하에 도시계획과와 15분도시과를 두는 것.

그러나 도시균형추진단에 15분도시 조성에 필수적인 보행환경 증진 및 녹지 조성 관련 부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오영훈 도정의 조직 체계가 15분도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려나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런 조직 구조에서는 ‘15분도시’ 개념을 방패로 삼고, 도시 인프라 조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쪽에서는 수십년 된 가로수를 베어내고, 한쪽에서는 어린 묘목을 심어대는 칸막이 행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는 도시균형발전실에 걷기좋은부산추진단과 15분도시기획단, 도시정비과를 포함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사진=부산시 홈페이지 갈무리)
부산시는 도시균형발전실에 걷기좋은부산추진단과 15분도시기획단, 도시정비과를 포함시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사진=부산시 홈페이지 갈무리)

이는 일찌감치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지향하며 ‘15분도시’를 내건 부산시와 크게 비교된다. 부산시에는 오영훈 도정이 참조한 것으로 여겨지는 도시균형발전실이 있다.

부산시 조직도를 보면 도시균형발전실에 도시균형개발과와 15분도시기획단, 북항재개발추진과, 도시정비과, 건설행정과, 걷기좋은부산추진단을 두고 있다. 15분도시기획단과 걷기좋은부산추진단이 같은 도시균형발전실에 소속돼 보행자를 위한 15분도시를 만들어나가는 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부산시, '걷기좋은부산추진단+15분도시' 시너지 효과

부산시의 걷기좋은부산추진단은 21명(교육파견 등 공석 5명 포함)으로 구성돼 있다. 보행자를 위한 도시 건설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오영훈 도정의 조직개편안에는 이 같은 부서가 없다.

애초 오영훈 제주지사는 ‘보행자를 위한 15분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자동차를 이용해 기본 생활시설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15분도시의 기본개념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제주도는? 15분도시과 '덩그러니'...보행 관련 부서 부재

보행 편의 제공 부서 신설 및 녹지 부서 연계 필요

원희룡 제주도정은 교통난 해소를 목적으로 도로 폭을 넓히는 공사를 제주 곳곳에서 추진했다. 인도폭은 좁아졌고, 가로수들을 잘려나갔다. 보행 환경은 열악해졌지만 교통난 문제는 크게 달라진 바 없다.

오영훈 도정이 도입하겠다는 15분도시는 본래 결코 자동차의 이용 편의를 위한 도로개발 중심 정책이 아니다. 보행자 중심 도시 건설을 지향하며 15분도시로 연계한 부산시의 사례를 적극 참조해야 한다.

가로수 및 녹지 관리 부서를 도시균형추진단에 포함시키고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해 보행자와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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