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서북청년단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제주4·3 75주년 추념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극우적 인물로 평가받는 정함철 씨가 4·3종합정보시스템 온라인 추모관에 서북청년단의 활동을 예고했다.
정 씨는 2017년에 광화문광장에 설치되었던 세월호 천막촌에 불을 지를 수도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다.
정 씨는 온라인 추모관에 올린 글에서 오는 4월 3일 “서북청년단 구국의 깃발이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한 제주시내 일대에서 휘날리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이들은 4월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진입로에서 '서북청년단 깃발 집회'를, 오후에는 제주시 동문로터리와 제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경건하게 보내야 할 추념일에 갈등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는 4·3 유족들을 향해 “서북청년회(단) 선배님들의 구국의 결단으로 인해 당시 여러분의 조부들이 선택했던 공산사회주의 국가건설을 향한 달음박질을 멈춰 세우지 않았다면, 지금 여러분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라고 훈계했다.
4·3 희생자들이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선택했고, 서북청년단이 멈춰 세워서 그 유족들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채택한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 결과를 부정하는 꼴이다. 심지어 그는 당시 서북청년단이 자행한 만행을 ‘구국의 결단’으로 추켜웠다.
정 씨는 이어 제주4·3을 ‘제주4·3폭동사건’이라고 폄하하면서 “진정한 역사적 화해는 남로당 무장폭도들에 의해 먼저 살해 희생당한 제주도민의 유족들과 남로당의 거짓선동에 속아 어쩔 수 없이 가담하다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사살된 제주도민의 유족들이 손을 맞잡고 서로 용서하며 감싸 안을 때라야 만이 진정한 화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군경에 의한 희생자들이 “어떨 수 없이 가담하다” 사살되었다는 표현은 군경에 의한 양민학살 자체를 부정하는 격이다.
4·3 역사 왜곡으로 인한 희생자의 명예 훼손 및 유족들의 상처를 예방하기 위해 송재호 국회의원 등은 ‘역사왜곡법’ 방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 씨는 “송재호 의원의 망국적인 법안을 막지 않는다면, 제주4·3폭동 진압과정에서 희생된 여러분의 선친들의 원혼을 두번 죽이는 위선적 만행을 자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4월 3일 서북청년단 구국의 깃발이 제주4·3평화공원을 비롯한 제주시내 일대에서 휘날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