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가운데)가 나무 식재 행사에서 묘목을 심고 있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가운데)가 나무 식재 행사에서 묘목을 심고 있다(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1000만 그루 단위의 나무심기 사업이 한창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회색화 된 도심 경관을 녹화하는 목적이다. 도시의 열섬현상 완화와 미세먼지 문제 개선을 도모한다. 울산시는 총 2000억원을 투입해 10년 동안 도심에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주시는 지난 2018년부터 공공부문 600만, 민간 400만 그루를 식재하는 ‘1000만 그루 정원도시 전주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도 지난 2018년 1000만 그루 식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앞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000만 그루 나무를 심었다. 제주도의 600만 그루는 수적으로도 결코 많은 수치가 아닌 셈이다.

제주도 역시 이 같은 시류를 따르며 지난해 나무 600만 그루를 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년 동안  예산을 66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무 식재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체감은 잘 되지 않는다. 묘목을 심고 자랄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제주도의 나무 식재한 내용을 들여다보니 키가 큰 나무(교목)가 적고 키가 작은 관목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도시바람숲길 조성을 위해 50억원을 투입해서 1100로, 월랑로, 연북로, 가령로, 청사로, 동화로, 삼화근린공원 등에 전체 14개소에 나무를 식재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철쭉, 박태기 등 키가 작은 관목류가 주를 이룬다. 관목이 10만 그루를 넘는 반면, 키가 크게 자라는 녹나무, 후박나무 등은 2000그루 수준에 그친다.

도심 열섬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큰나무로 아스팔트에 그늘을 드리우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가 식재하고 있는 나무 구성으로는 아스팔트에 그늘을 드리워 열섬현상을 예방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울산시는 바람숲길을 조성하면서 90억원을 투입해 2년간 큰나무 1만5000여 그루를 심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시가 50억원을 투입해 큰 나무 2000 그루를 식재한 데 그친 것과 크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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