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제주 해녀 (사진=강순아)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제주 해녀 (사진=강순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일본 후쿠시마 1원전의 모습은 지옥 같았다고 한다.  

2011년 3월 11일, 12년이 지났지만 당시 원전 폭발의 처참함이 짐작되는 시멘트 파편들, 생물체의 흔적을 살펴볼 수는 없는 적막함. 원전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빨라지는 심장박동처럼 정신없이 울어대는 방사능측정기의 경고음이 무섭게 들려왔다.

정의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TF팀이 6월 22일부터 3일간 일본을 방문했다. 정의당 제주도당 김옥임 도당 위원장이 TF팀 단장으로 함께 동행했다. 정의당은 일본 사회민주당의 초청으로 최초로 1원전을 방문한 것인데 한국의 정당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 방문은 도쿄전력에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를 정당으로서 국민으로서 우려를 넘어 적극적인 반대의 의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번 방문을 통해 일본에서 오염수 방류에 문제제기하고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하는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를 확인했다.

TF가 귀국한지 며칠 지나지 않은 6월 26일,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가 서울 일본영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정의당 제주도당이 30일부터 노형 일본영사관 앞에서 당대표 동조단식의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30일은 장맛비가 퍼붓던 날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천막농성을 17일이 되던 7월 16일 마무리를 하였다.

농성장을 지키는 동안 참 많은 비가 내렸다. 아침 일찍 바삐 출근을 하고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 하는 시민들. 어디가 아픈지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시간 사이 거리의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그들은 바쁜 발 길을 잠시 멈춰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함께 막아내자는 서명에 동참하며 많은 말들을 남겼다.

“나는 살 만큼 살았지만 우리 손자가 걱정이다”, “저희 어머니가 해녀신데 일을 더 하실 수 있을지 걱정하시네요.”, “해수욕장은 가도 되는거지요?”, “꼭 막아야지요. 고생하십니다.”, “응원해요.”, “대신 싸워주셔서 고맙다.”, “다른 나라들은 조용한데 왜 우리나라만 반대하냐”,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아니세요?”, “주말에 아빠랑 낚시를 다니는데 계속 갈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 “작은 배를 운영합니다. 대신 나서주셔서 고맙습니다.”, “벌써 수산물이 팔리지가 않습니다.”, “바다를 너무 좋아하서 제주로 이사왔는데... 어떻게 해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된다면 그 방사능들이 흐르고 흘러 돌고 돌아, 인체로 오염수의 물질들이 들아오고 사람들이 아프기 시작할 때, 과연 그 원인 규명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꼭 막아야하는 이유,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천막을 지키는 동안 동조단식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셨다. 그리고 또 다른 위로 중에 하나는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라이더의 오토바이 트렁크에 뭐가 들어 있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단식을 한다는 것이 정상이겠는가. 일상이겠는가.

단식을 한다는 것, 스스로 곡기를 끊는다는 것.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를 알 때나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나비효과가 되기를 바라며 천막농성을 마무리한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농성은 마무리했지만 싸움은 계속된다. 안전한 바다, 안전한 먹거리, 우리의 안전한 일상을 위하여.

강순아 정의당 제주도당 부위원장

시민들이 일상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가장 큰 존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더 낮은 곳으로 시선을 향해야 합니다. 정치가 시민의 삶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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