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예비검속 학살 지시를 거부하고 수많은 민간인의 목숨을 구한 고(故) 문형순 전 경찰서장이 국립호국원에 안장됐다.
제주경찰청은 10일 오후 2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고 문형순 서장의 안장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안장식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충호 제주경찰청장, 김애숙 제주정무부지사, 4·3희생자 유족회, 4·3평화재단 등의 도내외 인사 및 관련 단체들이 참석했다.
문 전 서장은 1949년 4·3의 광풍 속 대정읍 주민 100여명을 살렸고, 1950년에는 군의 예비검속자 처형 지시에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명령을 거부, 278명의 생명을 구한 4·3의인이다.
1953년 제주청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전 서장은 1966년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숨을 거뒀다.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의 독립운동 경력을 바탕으로 6차례에 걸쳐 국가유공자 서훈을 추진했으나 입증자료 미비로 보류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6·25 전쟁 기간 중 경찰 재직 경력을 바탕으로 국가유공자로 결정, 국립묘지 안장 자격이 인정돼 이날(10일) 안장식이 치러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추도사에서 “문형순 서장님의 국가유공자 서훈과 국립묘지 안장이 이루어진 것은 영웅을 존경하고 기억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이 시대 우리 경찰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더욱 뜻깊은 마음”이라며 “14만 경찰이 문형순 서장님과 같이 언제나 국민을 지키는 우리의 사명을 굳건히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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