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사의 아침 일정 중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는 시간이 있다. 몸과 마음을 깨우는 시간 중 마음을 깨우는 활동이다. 책에는 세계의 여러 철학자들의 말과 예수님의 가르침 등 깨달음을 얻게 하는 글귀들이 단락으로 적혀있다. 챕터는 365일로 나뉘어져서 하루에 한번 그 날짜에 맞는 글귀들을 읽는다. 6월3일인 오늘도 역시 6월3일 챕터를 펼쳐 읽어보았다.
첫 단락에서 나온 말은 이것이다.
“그들이 그것을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모든 존재는 때어놓을 수 없이 서로 굳게 맺어져있다.”
이 말은 우리 모두는 자기만 살아서 되는 존재가 아니고 다 같이 살아가는 존재라는 이야기 였다.
그 다음 나온 말은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자신이 죽어 사라질 때 세계도 같이 멸망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나와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 인정한다면 자신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그것은 극히 일부만이 사라지는 것이다.” 라고 되어 있다.
이번 장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대한 내용이었다. 오늘 아침 이 챕터를 읽고 세상 사람들이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면서 어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기들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나오는 행동인데 이처럼 우리는 점점 어린아이들처럼 사고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제주학사에 오기 전 청소년이 다 되었음에도 자기중심성을 버리지 못하며 어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특히 가족 관계 안에서 많이 나타났다. 재작년 나는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 미디어에 빠져있었고 내가 해야 하는 일(숙제 등) 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영향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미디어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며 화를 풀기도 했다.
하루는 이런 날이 있었다, 온라인 게임에서 연속적으로 져서 짜증이 올라왔다. 그때 엄마가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짜증나 보이는 내 모습을 보고 왜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나는 오히려 짜증을 냈다. 엄마는 퇴근길에 힘들었을 텐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
이렇게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것은 작년 1년차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다 같이 일을 할 때도 혼자 일을 할 때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 특히 큰 콩밭에서 검질(잡초)을 맬 때 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거의 노는 정도로 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른 생각을 하며 쉬엄쉬엄 했고 속도의 격차도 엄청났다.
그 후 내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열정을 불태우며 빠른 속도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가 앞선 상태로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다른 친구들도 거기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고 다 같이 빠르게 검질을 매었다. 우리 받침반은 위 사례와 같이 작년에 다 같이 일을 하면서 한명이 시작해서 다 같이 열심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올해도 인원이 많아서 많은 사람이 같이 일하게 된다. 얼마 전 한밭(큰 밭이라는 뜻-글쓴이)에서 콩밭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삽질을 하게 되었다. 2년차였던 우리는 작년에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열정이 넘치게 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파이팅하면서 열정이 넘치게 삽질을 했다. 하지만 1년차인 대나무반 친구들은 이런 에너지를 경험한 적이 없었다. 대나무친구들은 다른 일을 하느라 밭에 늦게 도착을 했고 우리는 먼저 많은 양의 밭을 만들어 놓았다. 대나무친구들이 합류하자 우리는 그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주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했다.
삽질은 한사람이 고랑을 파면 간격을 두고 두 번째 사람이 출발하는 방식으로 한다. 초반에는 첫째 두 번째 사람의 간격이 벌어지지만 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빨라지게 된다. 나는 대나무 친구들 뒤에 라인에서 하며 친구들이 더 빨리 할 수 있게 밀어주었다. 17명 전원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했지만 찝찝하기 보다는 신나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에너지를 주고나니 나중에 대나무반끼리 밭일을 할때도 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했다고 한다. 이렇게 올해 또 전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주고 받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비록 혼자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밝은 영향들을 생각하며 더욱 열정적이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아침이었다.
이제윤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한해를 제주 학사에서 지내고 더욱 수준 높은 성장을 기대하며 2년차를 하게 된 이제윤 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1년차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밀어주는 꽃을 키우는 정원사가 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