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현행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목록 개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정안에 제주고사리삼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서Ⅰ급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개정안과 관련해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받는 중이며 아직 개정안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제주지역 환경단체 제주자연의벗과 (사)곶자왈사람들은 "제주고사리삼의 등급을 상향조정한 이유는 개체수와 자생지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반겼다.
두 단체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제주고사리삼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멸종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흘곶자왈을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의 매우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하는 식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중심 분포지인 선흘곶자왈 일대는 지난 수십 년간 상당 부분 파괴되어 왔다. 묘산봉관광지구뿐 아니라 채석장, 골프장이 이미 오래전에 들어섰고 최근에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하면서 또다시 파괴의 위기에 처했다. 자연체험파크 예정 부지 안에도 수많은 제주고사리삼 군락지가 발견된 상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단체는 "한때는 한반도 평지에서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 칭송받던 선흘곶자왈 일대는 이러한 대규모 개발로 인해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당연히 이곳에 살고 있는 제주고사리삼도 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제주고사리삼의 분포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개발에 의해 고립되거나 사라져간 자생지가 상당수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선흘곶자왈 일대는 북오름과 거문오름에서 나온 뜨거운 용암이 흐르면서 약 1만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숲이다. 여러 동굴과 수많은 습지가 분포하고 있고 선흘곶자왈 일대만의 독특한 건습지도 분포하고 있어 제주고사리삼이 여기에 터를 잡은 것"이라며 "제주고사리삼 등급 상향조정은 반드시 확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만약 이곳에서 제주고사리삼이 사라진다면 제주고사리삼은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 이상 제주고사리삼이 수난에 처하게 할 수 없다. 이제부터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제주도당국"이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끝으로 "제주고사리삼의 유일한 분포지인 선흘곶자왈 일대에 더 이상의 개발사업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선흘곶자왈 일대에 대한 등급 상향 조정과 보호 지역 지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제주고사리삼 전수조사와 구체적인 보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제주자연의벗과 (사)곶자왈사람들은 △선흘곶자왈 일대에 대한 개발사업 중단 △선흘곶자왈 일대에 대한 보전등급 상향과 보호지역 지정 △제주고사리삼에 대한 전수조사 진행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