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추진 중인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위치도. (사진=제주도 제공)
한화가 추진 중인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위치도. (사진=제주도 제공)

한화가 제주 중산간 지역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우주산업 유치 성과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허가를 내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8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정과 한화의 의심쩍은 협력관계에 대한 도지사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전날인 7일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 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를 요청함에 따라 단계별 검토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시행자는 (주)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대표이사 김종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62%, 한화투자증권 10% 등 한화가 최대 지분을 가진 법인이다.

사업자는 사업비 1조7000억원을 투입, 친환경 숲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6년 12월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 내용을 보면 녹지 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등 휴양문화시설, 휴양콘도(890실).호텔(200실) 등 숙박시설 등이 들어선다. 

문제는 사업대상지가 중산간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안전체험관 인근 평화로 서측 일대 표고 300~430m 지역이다. 특히 생산관리지역 101만6311㎡(81.2%)과 일부 보전관리지역 23만5168㎡(18.8%)을 포함한다. 

또 제주특별법에 따라 지하수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민간기업이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할 수 없다. 그러나 제주도는 개발사업 승인을 받고 원인자 부담방식으로 상수도 공급 계획을 수립하면 행정이 불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가 추진 중인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토지이용계획. (자료=제주도 제공) 
한화가 추진 중인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토지이용계획. (자료=제주도 제공) 

한화그룹이 최근 제주도와 손잡고 하원테크노캠퍼스에 제주한화우주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당은 "비슷한 시기, 순차적으로 특정 기업의 투자계획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도정과 기업의 불투명한 협력관계가 부각 되고 있다"며 "오영훈 도정의 우주산업 육성과 관련해서 한화의 투자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현행법상 개발이 어려운 중산간 지역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오영훈 도정은 지난 2월에 이러한 중산간지대의 대규모 개발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미 개발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언급하고 있다"며 "이는 세간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론을 거스르고 특정 기업의 편을 드는 듯한 행정을 펼치는 오영훈 도정은 이 부분에 대해서 투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녹색당도 지난 2일 논평을 내고 "한화와 제주도가 민간우주산업 육성 협약을 맺자마자 빠른 속도로 각종 절차가 진행됐으며, 이어서중산간 지역 대규모 개발 소식이 들린다"며 "도가 지하수 자원특별관리구역에 대한 개발 행위 인허가 과정을 유독 한화에게 관대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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