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15분도시' 개념, 행정과 시민사회의 괴리...미뤄둔 '일자리' 접근성
그동안 제주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정은 15분도시를 대표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과 15분도시. 이 두 개념은 상호보완 될 수도 충돌할 수도 있다.
제주도는 '15분도시' 앞에 '제주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제주형 15분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하지만, 파리시에서 추진한 15분도시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상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일례로 제주형 15분도시에서는 생활 핵심 이동 경로인 거주지와 근무지에 대한 검토는 나중으로 미뤄졌다. 이에 제주 행정당국과 시민사회 간 15분도시에 대한 개념의 괴리를 정리할 필요성이 따른다. 그리고 기존 도시재생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점검도 요구된다.
이런 문제 의식 아래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위한 '제주 도시재생포럼'이 열렸다. 제주창업지원센에서 '15분 도시 제주 시대의 도시재생'을 주제로 24일 열린 포럼에는 지역주민, 관련 공무원,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주제 발표를 듣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활성화...'슈퍼블록' 도심한다면?
이날 포럼에서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 홍명환 원장이 '제주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 추진 현황과 한계 극복을 위한 15분도시 사업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제주대 건축학전공 김형준 교수가 '15분 도시 제주'가 추구하는 비전, 전략 등을 설명한 후 원도심활성화주민협의체 고봉수 대표를 좌장으로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날 홍명환 원장은 15분도시가 수행해야 할 핵심 요소로 넘쳐나는 자가용 자동차 문제 해결을 들었다.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 해 자가용을 줄이는 것이 15분도시의 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행정당국은 원도심 주택 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공주차장을 여럿 조성했지만, 길들은 여전히 주차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 원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운영하는 슈퍼블록 개념 도입을 제안했다. 제주시 원도심 지역을 22개 구역으로 나눠 가로세로 약 500m 지역을 하나의 블록으로 설정한 뒤, 블록 내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한 이동이나 보행 장려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블록 외각으로는 대중교통 우선차로를 구축하고 블록 내부에는 자전거 및 보행자 우선도로를 설치해 차량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15분도시과가 감당 가능?...조직 개편 및 확대 요구돼
김형준 교수는 15분도시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15분도시의 구체적인 계획보다 '사람중심' 도시가 15분도시의 핵심이며 그 취지를 밝히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아직 15분도시 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용역진에서 설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지역 주민 등은 15분도시의 큰 방향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모습이었다. 내용은 좋지만 실행은 뒤 따르지 않은 원희룡 전 도정의 '제주미래비전'처럼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도지사가 바뀌면 얼마든 뒤집어 질 수 있는 구상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제주 전역을 대상으로 한 제주도의 '도시계획'인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총괄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15분도시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15분도시과에서 가로수, 도로, 교통, 공원, 자전거, 복지 등을 모두 아우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15분도시과만으로 제주 전역에 15분도시를 추진할 수 있는 행정력이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
15분도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15분도시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한 제주도의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 조직 개편은 행정 운영 방향성을 결정한다. 원희룡 도정은 제2공항확충지원단을 조직하며 역점적으로 제2공항 건설을 위해 행정력을 쏟아왔다. 김형준 교수는 15분도시 실현을 위한 제주도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박원재 15분도시과장에게 "조직 개편을 적극적으로 건의 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