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이 지난달 제2공항 예정 부지에서 발견됐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이 지난달 제2공항 예정 부지에서 발견됐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에서 대흥란이 발견됐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식물이다. 제2공항 반대 측은 이를 두고 "빙산의 일각"이라며 제2공항 입지가 생태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소재 독자봉에서, 같은달 30일 성산읍 고성리 소재 대수산봉에서 각각 대흥란이 발견됐다.

대흥란은 난초과의 부생식물로 부식질이 많은 소나무과 식물이 우점하는 숲에 주로 서식한다. 출현하는 개체수가 들쑥날쑥해 개체군 관리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양의 균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식이 불가능한 개체로 전해졌다. 제주도 경우 꽃이 아름다워 과거 무분별한 채취와 숲가꾸기 사업, 도로 건설로 자생지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민회의는 "이번 발견은 제2공항 예정부지의 생물다양성이 높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주는 것이며, 환경적으로 제2공항의 입지가 불가함을 다시금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대수산봉의 경우 제2공항 건설을 위한 절취 논란이 있는 만큼 이번 발견은 제2공항의 개발이 지역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불러올 악영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향후 제2공항 주변지역과 예정부지에 대한 생태조사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흥란 서식지 확인에 대해 식생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김정순 비상도민회의 조사팀장은 “대흥란은 서식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종으로 대흥란의 서식여부만으로도 숲의 생물다양성을 보여준다"며 "이번 발견을 계기로 보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제2공항 입지가 생태적으로 얼마나 부적절한지 도민사회에 알려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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