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3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오영훈 제주도정의 에너지 정책이 수소에만 올인하는 데 따른 위험을 지적하자 오영훈 지사가 “꿈의 에너지”, “자긍심” 등의 표현을 써가며 ‘그린수소 추켜세우기’로 일관했다. 

3일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은 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질의했다. 

강 의원은 “‘탄소중립 2035 실현’ 계획을 살펴보면 1단계가 2026년까지, 중기가 2030년까지, 장기는 2035년까지인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재생에너지의 확장, 발전 설비의 확장”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신규 개발에 대해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확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주도의 에너지 정책을 지적하고 있는 것.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은 정책이라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오 지사는 “출력 제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설비를 계속 늘려가는 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는 유연성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며 “제주도가 유연성 자원인 그린수소라든가 다른 재생에너지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강 의원은 “오 지사의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대전환 시나리오가 위험하다고 본다”며 “최근 수소 에너지에 대해 유럽에서는 기계의 고도화, 유지관리 기술력 확보, 전력 소모가 많은 점 등으로 인해 생산단가를 경제성 있게 맞추기가 굉장히 어려워 덴마크,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등에서 수소 관련 설비에 계속 투자할 것인가를 두고 재점검하자는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3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오영훈 지사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3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오영훈 지사가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이에 오 지사는 “‘일부’ 전환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수소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고 한국은 대한민국 법률에서 정한 수소기본법에 의거해 수소경제위원회가 구성됐고 5년 단위로 수소경제 육성전략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이미 수소 에너지의 보급과 활용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올라서 있다. 이것을 잘 활용하고 국가 정책과 맞물리면서 (제주도)정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수소 에너지의 경제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민국의 수소 에너지 관련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동문서답’이 이뤄졌다. 

그러자 강 의원은 “(재생에너지 정책을)수소에 올인하는 부분을 점검해보자는 것이다. 다양한 에너지 발전원을 검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재차 질의했다. 

여기에 오 지사는 “우리가 대한민국 최초로 그린수소 생산을 성공해냈고 그린수소를 가지고 버스를 운용하는 상황까지 만들어낸 것은 자긍심 있게 봐야 한다. 꿈의 에너지원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수소 정책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당한 규모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에너지 산업과 관련해 한곳에 올인하는 정책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질의에 오 지사는 연이어 이 같은 지적이 마치 제주도 또는 한국의 기술력을 폄하하는 발언이라는 듯 대응했다. 

강 의원은 “(수소 에너지 개발이)경제성 측면에서 봤을 때 어렵다는 측면을 말씀드리는 것이고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를 국가가 막고 있고 출력 제어를 해소하기 어렵다면 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오 지사는 “국가가 막는다고 해서 주춤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며 앞서 “국가 정책과 맞물리면서 제주도 에너지 정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부분과 배치되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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