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월 환경과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대규모 개발사업을 제한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관리계획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지구단위계획 입안을 보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새로운 기준안이 나오기 전까지 중산간 지역 내 대규모 신규 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절차를 당분간 진행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표였다.
하지만 최근 해발 300m 이상 중산간에서 한화그룹이 대규모 휴양레저 관광단지 ‘애월포레스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제주사회에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올 초 제주도가 공표한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제주도의회 제431회 임시회 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이남근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입장을 물었다.
이 의원은 “최근 제주도가 지속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기준안에 대한 행정예고와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월 관련 수립 기준을 마련하고 그전까지는 신규 개발사업을 당분간 입안 보류하겠다는 발표의 결과”라며 “이로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인 지난 4월 제주에 갑자기 1조7000억원 규모의 한화그룹 휴양레저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사전입지에 대한 자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은 300m가 훌쩍 넘는 지역이며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이 마련되기 전에는 추진이 되어서는 안 되는 행정행위”라며 “사전입지검토는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해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선투자로 인한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제도다. 사실상 행정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수립기준안을 살펴보면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은 골프장이 포함된 경우만 제한하고 있어 보전을 위한 전제가 된 건지도 우려스럽다”며 “사실상 애월포레스트를 허가해주기 위한 제한이 아닌가 하는 도민사회의 우려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지사는 “개발사업의 사전 입지 검토는 현행 법률 기준을 따른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지사의 말씀은 2015년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한화 애월포레스트의 사전 입지 검토가 이뤄졌다는 것이냐”고 묻자 오 지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곧 마련될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 고시안 통과 이후 사전 입지 검토 등의 절차가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특혜라는)오해의 소지가 덜 하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오 지사는 “고시나 조례가 매번 변화하는 데 그때마다 사업자에게 사전 협의를 할 수 없다라고 해버리면 모든 행정은 올 스톱이 된다”며 “제도 운영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하시면 그 부분은 제가 달게 받겠다”고 현행 법률에 따른 행정행위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그건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답변이고 (한화 애월포레스트 사업건은) 법적인 절차 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민의 시각에서 본다면 특정 업체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고시안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의심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오 지사는 “의심은 있을 수 있는데 의심에 대한 근거도 있었으면 한다”고 따졌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곶자왈 경계설정 과정에서 서귀포시가 경계가 설정되지 않았더라도 예정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모든 개발행위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행정소송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례가 있다. 또 지난 2월 당분간 개발사업 입안을 보류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존 법령대로 (대규모 개발사업 행정절차를) 진행했다는 건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 지사는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오영훈 지사의 문해력 혹은 지적수준
- 의료공백 장기화..제주도, 뚜렷한 대책 없다 “최소한 공공·응급의료라도”
- 강충룡 “JDC, 땅 팔아서 적자 메워..특별법상 견제 장치 필요”
- 오영훈, 부적절 표현 사과하면서도 “일부 도의원 발언은 분명히 대응할 것”
- “품격 있는 정치 보이라” 이상봉, 오영훈 ‘지적수준 문제’ 발언 질책
- 오영훈 지사, 제2공항 입장 질문에 "지적수준 문제" 발언 후 사과
- 제주 지하수 생명수라면서 관리는 ‘난맥’..“기본 원칙조차 흔들려”
- “제주도, ‘수소 에너지 올인’ 위험” 지적에 오영훈, 그린수소 추켜세우기만
- 한화 애월포레스트 대규모 개발 특혜 의혹에 제주도 “사전 절차일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