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열대야의 저녁. 제주시청 인디공연장에서 'indie BOOM : 인디 붐'이라는 공연이 열렸다.
공연의 의미는 무얼까? 현장에서 공연 기획자 '문구'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제주 인디 록 밴드 세계에서 결성된 시간이 짧은 새내기 팀들에게 무대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고 실천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 대중문화라는 주제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화두가 있다면 되살아나고 있는 록밴드 문화가 아닐까. 그동안 메인스트림에서 소외되었던 록음악, 밴드문화가 다시 활기를 되착조 대중들에게 문화의 소비지로 선택받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편식만 하면 건강이 나빠지고, 병에 걸린다. 대중음악도 마찬가지다. 자본의 논리에 의한, 이른바 '돈이 되는' 인기편향의 안전한 장르로 치우쳐진다면 다양성의 가치는 파괴되고 붕괴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새내기들의 등장은 제주 인디음악계의 다양성을 풍요롭게 하는 계기일 것이다. 비상, 액션피큐어클럽, 버드와이저, 레이트커머스클럽, 산피 등 5팀이 참가했다.
문구씨의 설명을 통해 각 밴드를 소개한다. 비상은 1999년도에 시작된 비상의 역사의 뒤를 이어 결성된 단체, 고교 연합 밴드다. 여러 커버곡을 하면서 실력있는 학생분들의 연주력을 마음껏 뽐내는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link).
액션피규어클럽은 2022년에 결성된 제주 인디 밴드로,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겸비한 실력파 밴드다. 밴드 리더인 김루트를 필두로 관객분들에게 밴드의 묘미와 재미를 알리고 있다(link).
버드와이저는 맥주를 좋아하는 멤버들이 행복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 만들어진 밴드다. 피아노 선율과 보컬멜로디가 아름다운, 대중음악 밴드다(link).
레이트 커머스 클럽은 2022년 결성된 후 음악작업에만 몰두하다가 드디어 관객에 얼굴을 비추게 된 밴드다. 세련되고 정갈한 R&B 기반 대중음악으로, 그루브를 타며 즐길수 있도록 편안 음악을 들려준다(link).
산피는 제주 출신의 96년생, 각자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모여 어린 시절 좋아하고 동경했던 락밴드들의 음악, 성인이 된 후 가슴 한켠에 미뤄두었던 락키즈들의 음악을 다시 꺼내어 관객과 아티스트 둘다 미쳐날뛸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밴드다(link).
양각색의 캐릭터와 선곡, 그리고 관객을 요동치게 하는 무대 메너들이 폭발한 2시간 30여분의 공연이었다.
근래 제주인디공연장에서 몇 손가락안의 순위에 있을 입장 관객들의 숫자이지 않을까? 에어컨을 최대치로 작동했지만 밀려든 관객들의 열기때문에 흡사 사우나 안처럼 사람들은 땀을 호수처럼 흘리고 있었다.
그래도 공연 내용이 즐겁고 만족스럽기에 공연장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더위에도 개의치 않고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흐뭇했다. 이번 공연으로만 끝나지 않고 연속된 축제로 이어나갔으면 한다. '인디 붐'이 제주의 새내기 밴드들이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는 열린 기회이기를 원하는 까닭이었다.
Rock음악을 하두 좋아해서
락하두라 스스로를 자칭하는
평범한 중년의 제주도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