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서식지 침해, 녹지 훼손 등의 문제가 지적돼 온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반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서귀포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하 서녹사)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호근동 용담삼거리에서 토평동 삼성여고사거리까지 4.3km에 달하는 4~6차선 도로다. 서귀포시는 도심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사업을 추진, 지난 2022년 1월 착공에 돌입했다.
예정지에는 서귀포학생문화원, 서귀포도서관,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서귀포외국어문화학습관 등 교육시설이 밀집해 있어 교육권 침해 및 안전성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서녹사 “서귀포학생문화원 일대 녹지는 서귀포 구시가지 도심지 내 유일한 녹지공간”이라며 “올여름 기후위기로 서귀포 구시가지는 폭염과 열대야를 76일이나 겪었다. 녹지를 회복하고 차량과 인구를 줄이는 쪽으로 도시를 설계해야 미래세대의 삶이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귀포 중앙로터리 차량 정체 해소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의 유일한 핑계”라며 “그러나 도로 개설에도 차량이 분산돼 이동시간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 제주도가 낸 자료에도 나온다. 동서 도로가 남북 도로와 만나는 지점의 새 교차로마다 자체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소중한 휴식처는 녹지를 없애면서까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어봐야 맹꽁이 서식처 파괴, 폭우 시 침수 위험, 도시 열섬화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귀포시는 지난 7월29일 ‘사람과 자연 중심 도로 추진 주민설명회’를 열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에 해당하는 서홍동 700m와 동홍동 800m를 6차선에서 4차선으로 일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서녹사는 이에 대해 “그간 4·3km 전 구간 녹지공원화를 요구했지만 기어이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이제 2차선이 그나마 낫다”며 “건널목마다 신호등이 생기는 4차선 도로와 달리 2차선 도로에는 신호등이 없어 사람과 자동차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2차선인 동홍초등학교 앞을 4차선을 넓히면 어린이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통행이 불편해질 것”이라며 “어차피 초등학교 앞은 차량 속도가 30km 이내로 제한돼 차량이 빨리 지나가기는 어렵다. 초등학교 앞에선 오히려 도로 폭을 좁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선을 내려고 동홍초 앞부터 도로변에 이어진 녹지의 나무와 덤불을 없애는 건 기후위기 가중행위로, 도로변 그늘이 없어지고 탄소배출이 늘 것”이라며 “동홍초 앞 2차선은 놔두고, 삼성여고 사거리까지도 2차로를 이어주는게 옳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제주도 건설과 공무원은 도로의 차량 수가 현재 8000대 이상일 것으로 예측해 2차선 도로는 어렵다고 했지만 도로가 완공될 쯤 차량 통행량은 줄어 있을 것”이라며 “관광객 감소에 따라 중앙로터리 통행량은 지난 2018년 이후 계속 감소해왔다. 기후재앙을 피하려면 차량 통행량이 줄어야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개발이익을 탐하는 인근 토지주와 토건업자의 도로개설 요구가 있을 터이다”라며 “2차선 도로와 풍부한 녹지가 도시가치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토지주에게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유지 보상협의로부터 자유롭다고도 덧붙였다.
서녹사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4.3km 전 구간을 기존의 길을 따라 곡선의 2차선으로 만들라”며 “이 주장에 동의하는 분들의 동의(Link)를 받아 제주도청 건설과에 시민의견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