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의자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하나의 운명공동체로서 결국 그 운명을 같이 하려는 모양새다.
짦은 시간 국민을 군인의 총 아래에 두었던 ‘내란 사태’와 여파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피의자 신분이 된 윤석열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군 통수권을 움켜쥐고 있다. 내란 피의자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한 국민은 불안과 분노를 떨칠 수 없다. 그는 2차 계엄이 없을 것이라고 담화에서 밝혔지만 국민의 불안과 분노의 이유는 단순히 2차 계엄 우려 때문이 아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한, 이 나라의 경제와 국격의 추락은 멈출 수 없다. 국민의 불안은 가중될 것이며,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내란 혐의 피의자 내란을 넘어서 외환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대통령 윤석열을 탈당조차시키지 않았다. 피의자 윤석열은 담화에서 ‘우리 당(국민의힘)’과 국정운영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운명공동체로서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 투표에서 전체 퇴장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탄핵안은 결국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폐기됐다. 내란 피의자의 대통령직 유지에 힘을 보탰다. 다른 이유는 없다. 대통령직을 유지시키는 것이 자신들에게 힘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이 첫 국토부장관으로 발탁한 원희룡은 지난 5일 “지금 정부와 여당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우리 앞에 닥친 혼란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여,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것이다. 여당에게 분열은 무책임”이라며 “대통령 탈당요구 같은 경솔한 언동은 우리에게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쓴 바 있다. ‘우리’라는 단어로 국민의힘의 결속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담화도 원희룡 전 장관 등 국민의힘 인사들의 메시지도 모두 ‘우리’로 묶여 있다. 내란 피의자와 함께 하는, 참 대단한 운명공동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국민을 향해 "처단" 운운하며 총든 군인들을 국회에 난입시킨 계엄령을 내린 윤석열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저들은 똘똘 뭉쳐 국민에게 총을 겨눈 힘이 여전히 이 나라를 지배하도록 두었다. 박근혜-최순실을 경제공동체로 묶었던 윤석열 검사, 이제는 내란 피의자이자 내란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국민과 역사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