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합시다!"

모두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키워드, '공유'.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주지역 사회적경제의 가치 확산을 위해 매년 공유제주 시민기자단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2025 공유제주 기자단'은 공유경제의 가치를 밝히고, 공유경제로 이어지는 제주를 상상해보고자 한다. 제주 지역의 실천 사례를 둘러보고 공유의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편집자 주>

뜨거운 볕이 내리쬐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왈칵 비를 쏟아붓기도 하고, 바닷물 먹은 바람이 현관문을 세차게 흔들기도 하는 곳, 바로 제주도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내다 보면 작은 서랍장에서부터 매일 드나드는 문까지 크고 작은 고장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전동 드릴 하나만 있다면 금방인데’, 또는 ‘몇 가지 공구만 있으면 버리지 않고 충분히 다시 사용이 가능할 텐데’라는 마음이 수시로 든다. 공구는 사용 빈도에 비하여 부피도 크고 종류도 다양하며 가격도 만만치 않아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수리를 해서 다시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접어두고 새것으로 구매하는 쉬운 방법을 택한다. 충분히 다시 수리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임에도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핑계로 쉽게 버리고, 또다시 새 제품을 구매하며 낭비되는 자원을 줄일 수는 없을까?

(사진=김지은)

일상에서 내가 직접 물건을 고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공공의 서비스가 바로 연동주민센터에 있다. 연동주민센터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주민들의 생활 및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생활 공구 무료 대여를 시행하였다. 시행 초기에는 대여 대상을 연동 주민에 한정하여 시범 운영했는데 점차 대상을 확대하여 현재튼 ‘제주시 시민 누구나’ 대여할 수 있다. 약 3년 정도가 지난 지금, 시행 초기와 비교하여 사업 내용과 시민들의 인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여 현장에 찾아가 보았다.

(사진=김지은)

연동주민센터에 들어서 계단을 올려다보니 공구대여 서비스의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문이 가리키는 2층으로 올라가자, 각종 생활 공구가 진열된 보물의 방을 만날 수 있었다. 2022년 약 26종의 공구를 구비하여 시작한 사업은 2025년 7월 현재 약 50 여종으로 다양성을 갖추어 운영되고 있었다.

다양한 기능의 전동 드릴에서부터 직쏘, 그라인더, 잔디깎이, 콤프레셔, 렌치세트, 열풍기 등 일상에서 주거 환경 개선과 생활용품을 수리할 때 필요한 도구가 진열되어 있었다. 물품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었다. 이렇게 보유 기기가 확대된 것은 그만큼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공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겠다.

연동주민센터 공구대여서비스

▸대여대상 : ‘제주시’에 주소를 둔 시민(신분증 확인)

▸대여기간 : 기본 3일 (재고가 있는 품목에 한하여 1회 2일 연장 가능)

▸대여장소 : 연동주민센터 2층 공구대여소

▸방문가능시간 : 주민센터 운영 시간 내     

연동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생활 공구를 사용해야 할 때에 쉽게 빌릴 수 있고, 로타리 함마드릴이나 고압세척기 등의 고가 장비를 무료로 대여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자연스레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는 휠체어와 앰프 등의 대여 항목을 시범적으로 추가하여 공구 이외에도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물품을 공유하는 사업의 시도를 하고 있다. 추가된 물품의 대여 빈도와 호응도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여 점차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 한다.

(사진=연동주민센터)

이렇게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그만큼 다양한 문제와 민원도 발생하기도 할 것이다. 관계자는 다수가 한정된 물건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기계의 마모가 빠르고, 기계 본체에 결합하는 드릴비트나 타카핀 등의 소모품은 함께 제공되지 않아 종종 불편 사항이 접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수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기본 예절을 학습하며 개선하는 과정과 경험을 키워 가야할 것이다.

자원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공유 사업의 지속 확대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본 생활에서의 경험은 제주 지역의 공유 문화와 고쳐서 다시 사용하는 ‘수리권’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이어져, 자원의 절약과 개인의 경제적 부담 완화 등의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선순환을 위하여 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과 공유 물품을 사용하는 시민들 간의 끊임없는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겠다.

연동주민센터 공구대여서비스의 지속적 확장을 통하여 공구 이외에도 생활 전반에 걸쳐 다른 부분에서도 공유 문화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나아가 다른 지자체에서도 물품과 경험을 공유하며 경제 효과를 가져오는 사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