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산봉 관광지구내 골프장 안내판=제주투데이 자료사진 

제주특별자치도가 개발사업장에 대해 무더기로 사업기간 연장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봐주기식 일방적인 연장이 아닌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총체적인 점검 등을 통해 최소한 ‘먹튀’ 논란을 우선적으로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8일 기간연장 등의 사유로 사업변경을 신청한 14개 관광개발사업장에 대해 개발사업심의와 열람공고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시행 중인 관광개발사업은 43개소다. 이 가운데 절차가 완료된 사업장은 라온더마크 등 6개소이며, 미완료된 사업장은 37개소다.

올해 말 사업기간 만료를 앞두고 기간연장 등 사업변경을 신청한 관광개발사업은 관광사업 8개, 유원지 6개 등 14개소에 이르고 있다.

이 중 50만㎡ 이상 대규모 개발사업은 묘산봉관광단지, 수망관광지 등 8개소이며, 11월 중에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와 관계부서 협의 등을 거칠 계획이다.

제주도는 심의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11월23일로 예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묘산봉 관광단지는 2006년부터 16년째 추진하고 있으며, 기간 연장 시 콘도, 상가시설, 식물원, 테마파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망관광지는 2000년부터 22년째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호텔 및 콘도 건축계획 축소, 건축위치 조정 등을 진행한다.

에코랜드는 2006년부터 16년째 사업을 추진 중으로, 호텔, 식물원, 수영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제주도는 “관광(단)지 및 유원지 개발사업장 중 시행 승인된 지 10년이 넘고 있으나,아직도 준공되지 않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 시행자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료 제주특별자치도 

"섭지코지에 이어 묘산봉도 공유지 비극 되풀이될까?"

그러나 10년 넘게 제대로 사업 추진이 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한 기간 연장을 허가해줄 경우 인허가 연장을 받아놓고 사업부지의 일부를 되파는 방식으로 소위 ‘먹튀’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도 사업기간 연장을 신청한 성산포해양관광단지의 경우 이미 사회적으로 ‘먹튀’라는 지탄을 받는 곳이다.

실제 사업자인 보광측은 당시 사업면적의 70% 수준의 공유지 등을 싼값에 사들였고,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막대한 세제혜택까지 받았다. 그러나 보광은 2012년 3월, 지구 내 미개발토지 3만7829㎡를 중국자본에 되팔았다. 당시 4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8년 4월 투자진흥지구 지정과 함께 보광이 감면받은 혜택은 당시 법인세 112억원, 취득세 및 등록세.재산세 등 지방세 170억원, 대체산림자원조성 부담금 2억원 등 총 284억원의 세제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됐다. 반면 추징당한 세금은 취득세 1억2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섭지코지=제주투데이 자료사진 

이번 사업기간 연장을 신청한 묘산봉 관광단지 사업도 논란이다. 사업자측은 자금난으로 골프장과 일부 숙박시설만 실행해 오고 있으며, 다른 시설은 사실상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 올해 1월 한라그룹이 카카오와 손잡고 제주도에서 초대형 관광단지 개발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한라그룹은 1조원을 유치해 제주 묘산봉관광단지 개발을 2025년 완료할 계획을 밝혔으며. 골프장과 호텔, 식물원 등을 갖춘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얼마가지 못했다. 도내 한 관광업체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와 협력을 통해 이미 조성된 골프장과 호텔 등 숙박시설을 우선 시행하고 나머지 부지는 다른 사업자에게 파는 것으로 계획해 제주도와 협의했으나 제주도가 매각 불가 입장을 내면서 카카오는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묘산봉의 경우 카카오와는 결별했지만 새로운 사업자인 아난티가 등장했다. 실제 묘산봉사업자는 리조트 전문 운영사인 ㈜아난티와 업무협약서(MOU)를 체결하고 묘산봉 관광단지 내 리조트 개발사업을 검토 중이다.

공유지 매각을 통한 주요 개발사업 추진 현황=제주주민자치연대 자료 

"먹튀 논란 방지 대책 없이 일방 연장 안된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보광 섭지코지 사례처럼 묘산봉도 사업기간 연장 등을 통해서 나머지 미개발지역에 대해서 땅을 되파는 먹튀 방식으로 갈 우려가 있다”면서 “오늘 무더기로 연장 신청을 한 도청의 보도자료만으로는 체계적인 사업검증을 한 뒤 기간 연장 신청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묘산봉의 경우 개발 당시 곶자왈 파괴는 물론 대규모 공유지를 헐값에 팔아 추진된 사례다. 당시 공유지 매각 규모만 400만㎡. 추가적인 사업타당성 등을 입증하 지못해 2017년 투자진흥지구에서 해제된 상태에서 다시 사업기간만 연장신청을 한 셈이다.

묘산봉의 경우 2008년 투자진흥지구로 지정에 따라 당시 소득세,재산세 등 429억원의 세금 감면혜택이 주어졌다고 발표됐다.  

이번 사업기간 연장 신청 사업대상 가운데 공유지를 헐 값에 사들여 사업인허가를 받아 운영했던 사업장은▲성산포해양관광단지 ▲묘산봉 관광단지 ▲헬스케어타운 ▲우리들리조트 ▲폴로승마리조트 ▲롯데리조트 ▲ 동물테마파크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업기간 연장 신청 대상 중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은 ▲묘산봉관광단지 ▲에코랜드 ▲동물테마파크 등이다.

특히 이번 기한연장 추진 일부 개발사업장의 경우 일부 제주도의회 의원 등을 통해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유지 ‘먹튀’ 논란과 투자진흥지구 해제 등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제주도당국은 "투자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당초 목적대로 사업장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 한 관계자는 “15년째 당초 계획대로 되지도 않는 사업장에 대한 일방적인 사업 기간 연장을 추진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저의가 의심된다”라며 "묘산봉의 경우 카카오와 추진했다가 사실상 내부적으로 도의 반대로 무산된 정황이 있는 상황에서 기한 연장 등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연대는 관계자는 또 “이번 14개 연장 신청대상 가운데는 공유지 매각을 통해 추진한 사업장과 투자진흥지구에서 해제된 곳도 있는 만큼 도지사가 없다고 일방적인 기한연장보다는 꼼꼼하게 업체들이 제출한 사업내용을 제대로 살피는 등 먹튀 논란을 우선 막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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