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선흘2리 이상영 이장이 심의에 앞서 사업 불허를 촉구하는 대표자 발언을 하고 나오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23일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선흘2리 이상영 이장이 심의에 앞서 사업 불허를 촉구하는 대표자 발언을 하고 나오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장 무더기 사업기간 연장과 관련 23일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선흘2리 주민들이 참관을 요구했지만 제주도가 이를 막아섰다. 마을 주민은 이해 당사자일 뿐이지 사업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4번째 순서로 심의가 진행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한해 주민 요구에 따라 이례적으로 반대주민 대표자 의견 제시는 받아들였다. 

이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측은 "사전 고지도 없이 마을 주민 대표자를 심의장 안에 들여보내는 것이 어딨냐"고 항의했고, "제주도 개판"이라는 험악한 말까지 회의장 밖 복도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날 마을 대표자로 들어간 이상영 선흘2리 이장은 "이 사업은 '제주도 개발사업시행 승인 등에 관한 조례'가 제시한 기준에 단 하나도 부합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사업"이라면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기간 연장은 불허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시행 승인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개발사업심의위는 △사업자의 투자 적격 여부 △투자계획 및 재원확보의 적정성 여부 △지역과의 공존·기여도 / 미래비전 가치실현 적합 여부 △사업기간 및 사업계획 변경에 관한 적정성을 심의한다.

이상영 이장은 이날 사업자 투자 적격 여부에 대해 "2014년 공시된 제주동물테마파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이미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고,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이 불투명하며 평가에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어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마저 의견을 거절할 정도로 아주 부실한 기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를 해 보신 분이라면 이런 감사보고서를 보고도 이 회사에 투자할 분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계획과 재원확보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상 모기업이자 자금의 대부분을 약정했던 대명소노그룹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달 19일에도 사업반대 및 자금 대여 중단과 회수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내년 6월까지 형식상 계약관계가 남은 소노인터내셔널(구 대명건설)마저도 이 회사와 지난달 19일 계약을 중도 파기했다. 사실상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사업연장 개발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반대 주민들이 참관을 요청했지만 제주도가 이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사업연장 개발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반대 주민들이 참관을 요청했지만 제주도가 이를 막아서고 있다. (사진=박소희 기자)

사업자가 기간연장 명분로 제시한 미래비전 가치실현 부분도 사실상 꼼수라고 했다. 사업자는 제주전통목축테마파크를 모토로 사업 연장을 신청했지만 사업계획에 담긴 흑돼지 500마리, 조랑말 150마리 등에서 발생할 악취 대책은 전무했다. 

이상영 이장은 "지난달 14일 진행된 환경영향평가 사후조사 현장탐방 당시 실무 총괄자인 강동호 팀장도 미래가치와 어울리지 않고 사업성이 없어 계획대로 조성할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고 했다. 

당시 강 팀장은 "돼지라든지 이런 부분은 저희도 사업성이 많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배제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 이장은 "이는 사업기간을 연장해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사업자가 7월 신청한 건축계획심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통목축테마파크 조성이 아니라 그저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민 갈등을 야기한 해당 사업이 지역과 공존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내비쳤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마을 갈등을 초래했다. 3년이 넘는 지금까지 선흘2리에서는 11건의 소송 및 재판이 진행됐고, 일부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와 별도로 수십 건의 고소·고발이 진행, 제주도가 조사한 2021년 갈등지수에서도 선흘2리는 최고수준에 달했을 정도다.

또한 사업자가 전 이장에게 불법으로 금품을 제공한 계좌번호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오는 12월 3일 재판이 진행되며, 이에 앞서 제주지방법원은 지난달 금품을 받고 총회결과를 뒤집은 전 이장에게 ‘주민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뿐 아니라 사업 찬성 측 인사 3명이 "사업자를 등에 업고" 마을주민에게 무차별 폭력, 모욕, 명예훼손 등을 자행한 행위에 대해서도 그 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와 더불어 사업자가 찬성측 인사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률비용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당국이 다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영 이장은 "만약 마을갈등을 유발한 이런 불법적이고 부실한 기업에 또 다시 조례에 명시된 기준을 무시하고 사업기간 연장을 허가하면 마을 갈등은 수습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누가 이런 사태에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제발 상식에 기초한 합리적인 판단으로 사업기간 연장을 불허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제주도는 18일 기간연장 등의 사유로 사업변경을 신청한 14개 관광개발사업장에 대해 개발사업심의와 열람공고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도지사 없으니" 도 무더기 개발사업장 기간 연장 추진…묘산봉 등 ‘먹튀’ 우려)

도내 시행 중인 관광개발사업은 43개소로 이 가운데 절차가 완료된 사업장은 라온더마크 등 6개소이며, 미완료된 사업장은 제주동물테마파크를 포함해 37개소다. 

올해 말 사업기간 만료를 앞두고 기간연장 등 사업변경을 신청한 관광개발사업은 관광사업 8개, 유원지 6개 등 14개소에 이른더. 

이 중 50만㎡ 이상 대규모 개발사업은 제주동물테마파크, 묘산봉관광단지, 수망관광지 등 8개소이며, 이날 개발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계부서 협의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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