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라도 반출 고양이 보호방안과 관련,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와의 간담회에서 논의한 내용 공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라도 반출 고양이 보호방안과 관련,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와의 간담회에서 논의한 내용 공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뿔쇠오리 보호를 이유로 별다른 대책 없이 마라도 길고양이를 반출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산 제주도가 다음달 1일부터 고양이를 섬 밖으로 내보내기로 했다. 반출된 고양이들는 임시보호시설에 머무르게 된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이하 유동네)'는 28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라도 반출 고양이 보호방안과 관련,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와의 간담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도 다음달 1일부터 전국 동물단체와 협력, 마라도 고양이의 구조.검진.보호 작업을 벌인다고 이날 밝혔다.

유동네와 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본부 측은 다음달 1일 오후부터 주민들이 입양을 원하는 고양이를 제외하고 포획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마라도 주민이 입양을 원하는 도내 고양이를 제외, 섬 밖으로 반출되는 고양이는 약 40마리다. 

포획된 고양이들은 같은달 2일 오전 섬 밖으로 옮겨져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다. 4일에는 임시보호시설에 건강한 고양이부터 순차적으로 입소하게 된다.

구조와 검진 및 이송 과정은 동물권 단체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과 ‘혼디도랑’이 맡는다. 입소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제공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보호 과정은 유동네가 담당하기로 했다.

임시보호시설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도 세계유산본부 건물 뒷편 공터에 마련된다. 397㎡규모 면적에 7대 3 비율로 2개 구역을 나눠 고양이동 2개와 물품보관용 1개 등 컨테이너 3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해당 시설은 본부 측이 총괄 책임을 맡아 관리되며, 공사는 이번주 주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전국 동물권 단체 22개로 꾸려져 있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21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뿔쇠오리 등 야생생물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전국 동물권 단체 22개로 꾸려져 있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21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뿔쇠오리 등 야생생물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이 같은 임시보호시설 구축은 전국 및 도내 동물권 단체의 요구로 추진됐다. 마라도 내 고양이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서다. 유동네가 속해 있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지난 21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현가능한 보호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유동네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예산과 공간부족의 한계로 절충안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초 임시보호시설은 132㎡으로 계획된 바 있다. 이 단체는 이를 두고 "야생에서 지내던 길고양이들이 지내기에는 부족하다"면서 991㎡규모 시설을 요구했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뿐만 아니라 고양이 반출과 보호방안을 알리는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포획된 고양이들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하는 등 이력제도 실시한다.

제주네트워크는 "오늘 밝힌 내용은 유산본부의 확인을 받은 것"이라면서 "향후 세계유산본부와 협력, 뿔쇠오리 뿐만 아니라 고양이 보호에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와 마라도 고양이의 공존방안을 문화재청 및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길고양이를 이송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송된 고양이는 책임을 갖고 세심하게 보호.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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