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오등봉공원 민간 특례사업'의 총사업비 변경 등을 두고 사업자와 협상을 타결했다. 총사업비는 1조3210억원,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627만원으로 산정된 가운데, 다음달 착공 및 분양이 이뤄질 계획이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19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대해 공동사업자인 오등봉아이파크(주)와 총사업비 및 공원시설 사업 기간에 대한 협상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오등봉 근린공원 부지 76만여㎡에 1400여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자가 미집행 공원 용지를 매입,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주시는 지난 2020년 12월 호반건설 컨소시엄 특수목적법인 오등봉아트파크(주)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4년 동안 토지보상비, 건설비용 증가 등 사업 여건 변화로 인해 올해 1월부터 사업비 변경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협상 결과, 총사업비는 당초 8162억원에서 1조3210억원으로 결정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원시설 공사비는 당초 1332억원에서 1160억원으로 조정됐다. 기존 테크주차장 조성(246억원)과 아트센터 리모델링(185억원) 등 사업을 취소하고, 음악당 조성 사업(760억원)과 토목·조경(400억원) 등을 통해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공공기여 사업비 100억원 중 70억원은 한라도서관 리모델링으로 어린이도서관 기능을 보강하는데 쓰고, 나머지는 아트센터를 리모델링하는 데 쓰기로 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이번 사업비 변경 협상 1평(3.3m)당 2628만원으로 산정됐다. 사업자 수익률은 당초 8.91%에서 4.3%으로 하향 조정됐다. 수익으로 따지면 현시점 기준 1174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줄었다.
김 시장은 "사업자 측이 설계변경 및 행정절차 이행에 필요한 사업기간 8개월을 추가하고, 비공원시설을 우선 사용승인해 달라고 요구, 협상이 늦어졌다"며 "음악당이 일반 건축물과 다른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한 특수시설이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국토부 지침 상 비공원시설 완료 전까지 공원시설을 시장에게 기부채납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은 (전과) 동일하게 38개월로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는 이날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변경 협약 내용에 대한 심의를 거쳐 이달 중 민간 사업자측과 변경 협약서를 체결, 8월 말 착공과 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오등봉공원 착공을 통해 침체된 건설경기 활성화에도 도움될 것"이라며 "또 제주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차질 없는 사업 진행으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제주지사 재직 시절 허가를 내준 사업이다. 참여 인사들이 정치권에 진출하거나 핵심 보직을 맡는 등 '오등봉 게이트'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대단위 아파트 개발로 환경단체들과 시민사회 측은 환경 훼손과 상수도 문제, 교통 문제, 사업자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