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양유리 기자)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양유리 기자)

지난 한해 동안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쓴 제주도내 건물은 신화월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인 에너지 소비 저감을 위해선 에너지 다소비 건물들에 대한 적극적 규제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에너지 다소비 건물 목록 제주도청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 공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들의 에너지 소비 감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2050 제주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에너지 다소비 건물 관련 구체적 계획·예산 반영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한 제주도의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 발휘 등이다. 

제주행동은 이날 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 14개의 목록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14개 업체(건물) 중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대학교를 제외한 12개 업체가 모두 ‘대규모 관광시설’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또 이번 목록에는 지난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포함되지 않았던 ‘에코랜드’가 포함됐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통상 연간 2000TOE(석유환산톤)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물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제주 신화월드 신화관. (사진=제주신화월드 제공)
제주 신화월드 신화관. (사진=제주신화월드 제공)

지난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건물은 (주)람정개발이 운영하는 ‘신화월드’로 총 에너지 사용량은 1만5497TOE였다. 신화월드는 2022년에도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꼽혀 13개 업체 중 2위(1만4771TOE)를 기록했는데, 이때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4.9%(726TOE) 늘었다. 

2022년도 에너지 다소비 건물 중 1위를 차지한 (주)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는 1만5373TOE의 에너지를 사용했다. 

이어서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6230TOE) △제주대학교병원(5098TOE) △제주대학교(4757TOE) △(주)호텔신라 제주호텔(4702TOE) △(주)호텔롯데 롯데호텔제주(4234TOE)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주)(3423TOE) △더케이제주호텔(3234TOE) △그랜드조선 제주(3132TOE) △휘닉스 중앙제주(3123TOE) △(주)더원의 에코랜드(3032TOE) △주식회사 제주해양과학관(2444TOE) △(주)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메종글래드제주(2321TOE) 등이 목록에 이름 올렸다. 

위 건물들의 에너지 사용량을 모두 합치면 7만6618TOE에 이른다. 지난해(7만3917TOE)에 비해 3.78% 가량 증가했다. 2023년 제주지역 건축물 총수는 14만3570동, 건물 에너지 사용총량은 33만6492TOE다. 이중 에너지 다소비 14개 건물(전체 중 0.009%를 차지)은 도내 전체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에 22.5%를 사용했다. 

제주행동은 “지난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한 정보공개를 받아본 결과 에너지 소비 감축에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에너지 다소비 건물이 22년 대비 한 곳 더 늘어나며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시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양유리 기자)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하 제주행동)은 7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는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양유리 기자)

이어 “더욱 심각한 점은 관광숙박시설 등 관광객 이용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이 여전히 증가추세인 점”이라며 “반면 도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의 에너지사용은 감소했다는 점에서 관광산업이 제주도 에너지 소비와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3.7%, 약 51만 명이 감소했다. 제주지역 건물들의 에너지 사용량도 덩달아 감소했다”며 “그러나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사실상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지역에서 에너지 다소비 건물 1~2위를 다투는 제주신화월의 경우 에너지 사용량이 22년 대비 726TOE 증가했다”며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제주공항의 경우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209TOE가 증가한 부분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행동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인 에너지 소비 저감을 달성하려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며 “화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재생에너지 보급의 발판이지만 에너지 저감은 갈 길이 너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에너지 저감을 위해선 이들(14개 업체)의 사회적 책임이 강하게 요구된다”며 “권유 수준으로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견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주도가 관리와 감독 권한을 최대한 발휘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서울특별시는 시청 홈페이지(Link)에 '서울특별시 에너지정보-에너지 다소비 건물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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