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해 각 부서마다 추진 사업들을 검토 중이다. 제주칠성로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칠성로 상인회)은 칠성로 상점가 가로수 식재 사업 예산이 편성될지 주목하며 관련 부서들과 분주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칠성로 상인회는 방문객들이 여름철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 하나 없는 삭막한 분위기를 개선하고, 가로수를 통해 상점가가 고급화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칠성로 상점가의 공실율이 크게 올랐다. 점포 4곳 중 1곳이 공실인 상황이다. 오래된 철제 비가림 시설물의 미관 저해 문제도 여전하다. 이에 칠성로 상인회는 가로수가 어우러져 시민들이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상권 분산과 온라인 쇼핑 활성화, 거기에 더해 신화역사공원 코스트코 입점이 추진되며 칠성로 상인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칠성로 상인회는 나무 식재를 통한 유럽식 공원형 상점가를 조성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 부서와 논의를 해나가고 있다. 우선 내년도 예산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 사업이나 오영훈 제주도정의 15분도시 계획에서 칠성로 상점가의 녹화 혹은 공원화 사업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래된 제주 원도심 상권의 활성화를 위한 계획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 도시 녹화 계획에서도 칠성로는 뒤로 밀렸다. 지난해 2024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칠성로 가로수 식재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가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이에 칠성로 상인회는 내년 예산에 가로수 식재 관련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건의하고, 관련 행정 담당자들과 만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제주투데이는 홍명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장과 함께 칠성로상점가 진흥사업 협동조합 김선애 이사장을 만나 칠성로 상점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칠성로 상점가 남북 거리와, 동서 거리 모두 가로수 식재를 통한 경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선애 이사장은 "단순히 어린 가로수 묘목 몇 그루를 심는 정도로는 미관 개선에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식재 후 곧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생장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인회 입장에서는 나무가 제 역할을 하기까지 5년~10년을 기다릴 수는 없는 만큼 충분히 생장한 나무가 필요하다.
김 이사장은 "상점가 남북 거리에 중앙에 가로수 식재하면 방문객들이 쇼핑하다가 지치면 나무 그늘에 앉아서 쉬며 머물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식 명품 상점가로 경관을 고급화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입점에 따른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
홍명환 센터장은 "도시재생 측면에서도, 15분도시 개념의 도시 녹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예전에는 간판을 가린다고 가로수를 싫어하던 상인들도 가로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상권에는 사람들이 찾고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칠성로 상점가 가로수 식재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 산림녹지과는 칠성로 상점가 가로수 식재 예산 편성 관련 고민 중이다. 아직은유보적인 입장이다. 내년에 정원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칠성로 상점가 가로수 식재 예산을 편성하려면 다른 예산을 깎아야 하기 때문.
산림녹지과는 물론 15분도시과와 제주시 가로수 관련 부서와 더불어, 제주도 경제활력국 소상공인과도 포함하는 칠성로 상점가가 사람들이 머무는 공원형 상점가가 조성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