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2024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사람꽃’은 경력단절 및 취업 취약계층 여성으로 구성된 공동체 예비창업자(팀)의 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기관 맞춤형 마음회복프로그램 및 DIY 키트판매, 힐링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할 ‘손끝공방’, 온마을을 잇는 돌봄 커뮤니티케어 센터 운영을 목표로 한 ‘오아시스’, 업사이클링 상품제작 및 판매, 바느질 클래스를 운영하는 ‘제주리본’ 등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했다. 제주투데이는 사회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제주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올 여성들의 도전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최근 들어 ‘돌봄’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사회에서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돌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돌봄’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돌봄이 필요한 대상에게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정작 돌봄의 주체는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양육자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한 단체가 있다. 오아시스마더케어 협동조합(대표 이선경·이하 오아시스)이 그곳이다. 양육자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는 사회가 결국 돌봄 친화적인 공동체를 실현한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가 하는 일을 함께 육아를 한다는 뜻에서 ‘공동육아’나 ‘수눌음육아’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사실 아이들을 같이 돌보자는 취지가 ‘서로 돌봄’에 있었어요. 우리 양육자들끼리 서로를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돌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4일 만난 이선경 대표는 양육자들의 서로 돌봄이 5년 전 꾸린 ‘육아 동아리’를 지금의 법인으로 키우는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는 지난 2017년 11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수눌음육아나눔터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창작활동, 예술활동, 방과후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운영, 밀키트 제작 및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왔다.
한 두 가지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여러 분야의 사업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했다. 양육자의 건강이었다. 이선경 대표는 돌봄으로 인해 양육자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는 경우를 자주 봐왔다. 양육자들에게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라는 조언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서로를,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계속해서 고민했다.
예를 들어 오아시스가 운영하는 ‘식생활 케어 돌봄서비스’는 영유아 및 청소년(13세 이하) 돌봄 가정 중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양육자와 노인돌봄과 아이돌봄을 동시에 하는 가정 등을 대상으로 한다.
매주 한 차례씩 해당 가정을 방문해 돌봄제공자와 돌봄대상자의 건강과 식생활 환경을 확인하고 주방 등 식생활 공간을 관리(냉장고 청소, 씽크대 청소, 식재료 보관용기 제공 등)한다. 아울러 밀키트 꾸러미를 함께 제공한다.
이러한 활동은 돌봄 대상자는 물론 정작 자신의 식생활을 신경 쓰지 못하는 양육자의 건강을 살피는 일이었다. 또 이 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돌봄 재능을 지역사회, 특히 복지 사각지대 돌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오아시스를 통해 더 많은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공신력이 있는 법인이 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때 도움을 준 것이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사람꽃이다.
“일을 하다보니 ‘이런 것도 필요하겠다’라고 하는 게 점점 늘어나요. 그럼 거기에 맞게 사람들을 만나고 전문가를 만나게 되고 사업을 하게 되고, 다 그렇게 연결이 되더라고요. 그게 굉장한 힘인 거 같아요. 인큐베이팅 과정을 통해서 그 힘을 가지게 됐구요. 그래서 ‘사람꽃’ 같은 지원사업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이 대표의 ‘욕심’은 ‘협동조합 설립’에서 멈추지 않는다. 5년 뒤에도 가능성이 오아시스처럼 계속 솟아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 믿음은 현재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 각자가 오아시스이고 희망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