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2024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사람꽃’은  경력단절 및 취업 취약계층 여성으로 구성된 공동체 예비창업자(팀)의 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기관 맞춤형 마음회복프로그램 및 DIY 키트판매, 힐링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할 ‘손끝공방’, 온마을을 잇는 돌봄 커뮤니티케어 센터 운영을 목표로 한 ‘오아시스’, 업사이클링 상품제작 및 판매, 바느질 클래스를 운영하는 ‘제주리본’ 등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했다. 제주투데이는 사회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제주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올 여성들의 도전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바느질하거나, 도자기를 빚거나, 종이접기를 하거나, 메모장 위에 낙서 같기도 한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뭔가를 만들어낼 때 손과 창작물에만 집중하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 실제로 이런 작업은 명상과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현대 사회에서 쏟아지는 정보량과 감정 노동으로 인해 현대인이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커진다. 캠핑 관련 제품 판매량과 술 소비량, OTT 또는 영상 플랫폼 시청량이 높아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스트레스 해소는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또다른 형태의 피로를 낳을 수 있다. 

지친 현대인에게 필요한 ‘쉼’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손끝공방협동조합’(대표 강은정·이하 손끝공방)은 이런 고민 속에 생겨난 모임이다. 처음에는 도자기 공예, 캘리그라피 , 토탈공예 등에 재능이 있는 작가들이 공방을 꾸리며 시작했다.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지난 5일 제주시 이호동 손끝공방 작업실에서 만난 강은정 대표와 강인경 이사, 강진영 이사는 수공예를 통한 치유의 가능성에 대해 열정적으로 ‘홍보’했다. 

“수공예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고 자기와의 소통을 하게 되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어요.”

“자기만의 색과 형태를 작품으로 만들면서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요.”

“마음의 안정을 찾고 내면을 돌아보며 치유까지 이뤄지는 과정입니다.”

손끝공방은 다양한 수요에 맞춰 미술, 도자기, 컬러링, 공작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키링과 드림캐처, 무드등 등을 만들거나 만다라와 캘리그라피, 팝아트 초상화 도자기 등 미술을 접목한 작품을 만드는 ‘힐링 원데이 클래스’, 감정 노동자들의 심신 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해소하는 ‘기관 맞춤형 마음 회복 프로그램’ 등이 있다. 기관 맞춤형 프로그램은 △마음 빚기(도자기) △마음 응원 액자(캘리그라피) △끈으로 이어가는 마음(마크라메) △마음의 정원 꾸미기(풍선 아트) 등으로 4단계로 짜였다.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오프라인 참여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는 ‘힐링 DIY 키트’인 ‘마음, 꽃’을 개발하고 있다. 이 키트는 컬러링 북과 색연필 세트, 컬러링 티셔츠 등으로 구성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누구나 만들기 쉽도록 튜토리얼도 제공한다. 

단순히 취미 생활을 나누고 알리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에서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사람꽃’ 공모 소식을 듣고 더 큰 꿈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강은정 대표는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교육을 통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창업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며 “막연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통해 손끝공방이 가진 강점과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이밖에 협동조합 설립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우리’였다고 한다.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사진=손끝공방협동조합 제공)

강 대표는 “개인적으로 활동할 때는 아이디어에 한계도 있고 홍보라든지 마케팅이라든지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함께 모여서 작업하다 보니 서로의 강점을 살리면서 더 큰 가능성을 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었다”고 말했다. 

올 한 해 큰 발걸음을 내디딘 손끝공방. 내년에는 키트 판매 등을 통해 경제적 소득을 창출해 지속가능한 창작의 공간으로 한 걸음 더 내디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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