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월드 람정 리조트관 전경(사진=제주신화월드)
제주신화월드 람정 리조트관 전경(사진=제주신화월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제주신화월드(람정제주개발)가  도내 한 업체와 호텔 침구 업사이클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신화월드에서 폐기되는 호텔 침구류와 수건 등 폐린넨 제품을 업사이클링해 호텔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의 재생 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업무협약의 골자다.  2000여 객실을 보유한 신화월드에서 폐기되는 침구류도 상당하다. 그 폐기물을 재활용해서 수건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것. 나름의 의미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 기가 찬다. 신화월드를 추켜세우는 모습에 낯이 간지러울  지경이다. 마치 신화월드가 제주 환경을 위해 어마어마한 일들을 해오고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친환경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신화월드가) 곶자왈공유화재단 100억원 기탁, 임직원들의 마음을 모은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 등을 통해 ESG 경영에 힘써오고 있다."

곶자왈 훼손과 난개발 비판을 무릅쓰며 들어선 뒤 막대한 에너지와 지하수를 소비하고 있는 신화월드에 '친환경'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이렇게나 노력을 기울일 일인가. 뿐만 아니라 "이밖에도 제주대학교 발전기금, 서광서리 및 동리 마을복지기금 출연, 안덕면 희망나눔 제주 사랑의 열매 기부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신화월드가 사회적 기업 수준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듯이 표현했다. 신화월드의 이미지를 제대로 세탁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그린워싱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제주신화월드와 드림타워의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과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 전체 약 13만동에 이르는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무려 10%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화월드는 하수역류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는데, 사업 개발 단계에서 하수발생량을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로 인해 부담금 수십억원을 감경받았다. 그런데도 이처럼 '친환경'이니 'ESG 경영'이니 하는 표현을 쓰고 있다. ESG 경영을 표기하는 데 있어 어떤 법적 자격 요건이 따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표현을 쓸 때는 적어도 부끄러움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신화월드 송종국 부사장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탄소저감 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SG 경영은 친환경 및 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골자로 한다. 신화월드가 ESG 경영에 진심을 보이려면 환경적 측면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현재 에너지 소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탄소저감 목표치 및 달성 계획을 도민사회에 내놓아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지하수 절수 방안과 에너지 저감 계획이다. 그런 계획을 갖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런 계획이 없다면 이번 업무협약 역시 신화월드의 이미지 세탁 즉, '그린워싱'을 위한 손쉬운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