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란. (사진=송기남)
문주란. (사진=송기남)

문주란은 수선화과의 다년생풀이다. 제주에서는 예반초·개반초·인반초라고도 한다. 뜨거운 여름햇살 아래 하얀꽃을 피우는 문주란은 문씨 성에 '주란'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식물이다. 예전 7080년대 노래하던 유명 가수와도 같은 이름을 가진 제주 야생초다.

둥근 원기둥 줄기는 대파줄기 처럼 비늘 줄기로 돼 있다. 다년생 비늘줄기는 오래될수록 어른 팔목굵기정도로 굵어진다. 뿌리는 알뿌리로 되어있고 알뿌리밑으로 양분을 빨아올리는 수염뿌리가 뻗어있다.

길고 넓은 이파리는 두껍고 반들거리며 아래로 휘어진다. 줄기의 키높이는 30~50cm인데 비해 이파리 길이는 60cm로 이파리가 더 길다. 따뜻한 제주도 해변에서 겨울에도 상록이며 모래땅이나 농경지나 토양을 가리지 않고 생육한다. 문주란은 해풍과 바닷물에도 죽지않고 왕성하게 번식하는 제주도 푸른바다에 푸른 생명이다.

문주란. (사진=송기남)
문주란. (사진=송기남)

특히 제주도 동쪽 끝에 토끼섬이라고 하는 작은 섬이 있다. 이곳은 문주란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주란이 섬 전체를 뒤덮고 자생한다. 제주는 섬 동쪽 우도에서 부터 해안선을 따라 함덕 조천까지, 그리고 성산포에서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걸어가면 모슬포와 고산 협제 거쳐 제주시 이호 해변까지 문주란이 이어진다.

그 외 지역에도 바닷길 따라 어디든지 7월 부터 9월까지 해안선에 하얀꽃은 모두 문주란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꽃이 흐드러진다. 꽃이 지면 꽃대 하나에 여러개의 동글동글한 열매들이 무더기로 맺힌다. 열매가 익으면서 저절로 벌어지는데, 마늘쪽보다 굵은 씨앗들이 땅에 떨어지는 대로 바로 싹이 튼다.

반들거리는 열매들은 보석처럼 고운 은구슬이다. '문주란'. 고운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 파도가 노래하는 해변을 지키다가 불같이 뜨거운 태양 이글거릴 때 하얀 파도에게로 하얀 손수건 흔들며 환호하는 '문주란'. 아름다운 바다의 꽃이자, 뜨거운 불멸의 꽃이다.

제주 해변의 모래벌판과 돌빌레밭 환경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문주란은 영원히 제주 바다와 함께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문주란은 꽃이 여름내내 피고지는 식물이며 관상가치가 높다. 30~40여년전 자생지에서 많이 훼손되던 식물이기도하다. 그러나 번식력도 좋다. 자생지의 무분별한 개발만 안하고 보존한다면 제주바다의 여름풍경은 푸른바다와 돌빌레와 하얗게 피는 문주란이 어우러지는 풍경 좋은 제주의 모습으로 남을것이다.

문주란. (사진=송기남)
문주란. (사진=송기남)

문주란은 자연경관과 관상가치만 있는 식물이 아니다. 약효 성분들도 대단한 자원이 될 것이라 본다. 문주란의 줄기와 이파리에는 아미노산과 알칼로이드 외에도 여러가지 약성분들이 들어있다고 한다.

문주란은 맛은 맵고 성질은 서늘하다. 잎은 '나군대'라고 불린다. 어혈을 풀어주고 관절통을 다스리며 유방암을 다스린다고 한다.

생잎 10~ 15g에 물 4홉을 넣고 반으로 줄때까지 달여 하루 두번 나누어 먹는다.문주란은 성질이 차갑다. 그렇기에 열을 내려야 하는 체질에는 좋으나 속이 차가운 환자에게는 좋지않다.

제주도는 모든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생명 자원의 터전이다. 제주의 생명 자원들은 자연 터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생물체가 가지고 있는 높은 가치의 성분들을 축적한다. 이것을 끊임없이 이어가게 보전하면서 언제든지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자원으로 남겨지길 바란다.

송기남.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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