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년 유난스러운 여름 계절의 표독한 더위와 습기로 인한 숨막힘을 감내하고 발걸음을 내달렸다. 제주에서 최초로 열리는 서브컬처(Subculture) 하비 페스티벌을 목격하기 위해서다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서브컬처란 주류 문화와는 구별되는 하위문화다. 주류와 비주류에 대한 나뉨과 기준은 어디까지나 자본의 논리에 따른 것이라 나는 문화의 가치가 주류와 비주류로 구분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의 그대로 보면 사회의 일반적인 문화나 가치관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적 취향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집단이나 계층에서 형성된 문화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단어 그대로 서브(Sub, 하위)와 컬쳐(Culture, 문화)가 합쳐진 단어로, 주류와 메인 문화에 대한 반대 개념인 것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즐기는 사람들의 문화나, 힙합 음악을 즐기는 청소년들의 문화 등이다. 

이날은 메이커앤하비 주최, 상상고래 오토마타, 과수원피스, FAB LAB JEJU 주관, 박서방 제주점, J-TEAM 후원으로 열렸다.이들이 의기투합하여 기획에서 준비, 그리고 이날의 행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 낸 것이다. 

제주 최초의 서브컬처 하비 행사 타이틀이 관 주도의 기획이 아닌 순수 민간 동호회의 자발적 기획으로 만들어진 것. 기획을 총괄한 이현암 운영위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서브컬처 모임 자리에서 제주에서도 하비 페스티벌을 해보자는 의견과 함께 행사 진행에 대한 추천이 있어서 제가 의지를 다지고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 준비과정은 힘들지 않았나요?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참여한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행사의 의도와 목적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가지 의도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제주도에 다양한 메이커들과 하비스트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이 행사라는 타이틀 안에 모여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 제주도에도 서브컬처에 관련된 그림 그리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제주도에 행사가 없다 보니 육지부의 서울코믹월드, 부산코믹월드, 그리고 일러스타페스와 행사장을 찾아가야만 본인들이 만들어 낸 창작물과 굿즈들을 팔 수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주도에 있는 서브컬처 작가들, 인재들의 재능이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입니다. 만약 제주도에도 이들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행사가 있다면 제주도 안에서 굿즈를 팔고, 관련된 학원과 공방을 다니며 재능이 빛을 발하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 행사에 대한 향후 계획이 있나요?

"제주에 있는 많은 메이커와 공방, 동호회, 그리고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즐기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행사가 이번 처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매년 열리는 행사로 정례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행사의 규모가 커진다면 제주도 뿐만 아니라 육지부, 나아가 외국인들이 찾는 글로벌한 행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이날 행사에는 총 40개의 서브컬처 팀들이 참가하여 건프라를 필두로 모형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과 코스튬 플레이, 일러스트, 오토마타, 밀티터리, 피큐어, 3D 프린터로 제작된 창작품, 서바이벌 게임, 드론, 그리고 공예 작품들이 출품‧전시되었다. 참가팀과 작가들은 열정과 창의력을 선보였다.

또한 제주도의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그리메도 참가, 자체 제작 극장판 애니메이션 ‘거신:바람의 아이’에 등장한 거신 돌하르방 캐릭터를 전시하고 차기 작품을 홍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익숙한 것들, 그리고 생소하고 낯선 출품작들은 관람객들의 오감을 풍요롭게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600여명의 관람객들이 행사를 찾았다. 집계에 잡히지 않은 인원수까지 합친다면 최대 700여명까지 추정한다는 전언이다.

행사의 홍보가 오직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 매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감안해 보면 아직 제주에는 생소한 문화, 그리고 첫 행사라는 핸디캡을 넘는 흥행이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그리고 이날 관람객들의 모습은 인상적이고도 다채로웠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찾은 아빠와 엄마의 모습, 그리고 손주들과 함께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타이를 맨 중년의 어른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모습들을 보며 서브컬처라는 주제 속에서 추억과 감성, 그리고 문화가 공유되고 있었다.

마치 행사의 참가팀들과 행사의 관람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껏 떠들고 신나게 노는 마당놀이 한판을 보는 듯 했다. 참가팀, 관람객들 모두 웃음과 즐거움이 함께했다. 진심으로 즐긴다는 표현이 정말 딱 들어맞는 현장이었다.

나 또한 그 꼬꼬마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100원짜리 로봇 장난감을 사서 조립했고,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에 TV에서 방영되는 만화영화에 열광했었다. 그 추억은 현재까지도 계속되어 중년의 나이에도 건프라를 만들고 장식장에 전시하는 어른아이인 것이다.

제주에서 최초로 열리는 서브컬처 하비 페스티벌은 지역 서브컬처 팬들과 창작자들에게 그 의미는 남달랐을 것이다. 서브컬처라는 비주류 문화의 설움이 해소되는 현장이었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MAKER & HOBBY FESTIVAL은 제주도내에서 서브컬처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이 페스티벌은 제주도 내에서 서브컬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지역 경제와 문화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이러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된다면, 제주도는 서브컬처의 새로운 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역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제주도의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또한, 외부에서 온 방문객들에게도 매력적인 이벤트가 되어, 제주도의 관광 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서브컬처 페스티벌이라는 콘텐츠 모델을 통해  보고 듣고 즐기고 소비하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MAKER & HOBBY FESTIVAL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역 문화와 경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2024 상상을 담다. MAKER & HOBBY FESTIVAL’이 8월 18일 오후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락하두)

 

Rock음악을 하두 좋아해서 

락하두라 스스로를 자칭하는 

평범한  중년의 제주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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