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에이사이드), 웹웨이브, 빅대디까지. 20일 공연의 참가밴드들의 라인업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앞서 레드제플린에서 빅대디의 공연무대를 보고 내 심장을 그들에게 저당 잡혀 버렸기에 팬심으로 단연코 봐야 할 무대였다. A-Side와 웹웨이브는 처음 접하는 설렘의 무대이기도 했다.
에이사이드가 가장 먼저 무대를 열었다. 음반의 앞면을 뜻하는 ‘A-Side’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4인조 밴드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밝은 면으로 바꾸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고.
흔히 좁은 인맥의 제주라고 말하곤 하는데 처음 만나는 A-Side팀에서도 아는 얼굴들이 보였다.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인 박상훈과 드러머 우경식이다.
상훈님은 상당한 기타 실력과 작·편곡 능력의 소유자다. 실제 드라마 OST를 작곡, 엔딩 크레딧에 그의 이름을 올린 재야의 고수다. 경식님은 과거 신해철 5주기 트리뷰트 공연을 함께 했던 드러머다. 지난번 화북공단 공연장에서 취재했던 재즈밴드 ‘시크릿코드’에서 베이시스트 이승민도 보였다.
리더 상훈님은 블루스와 재즈에 심취해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모던록 밴드까지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공연에서 처음 본 A-Side의 보컬 이소(e-so)님의 몽롱하고 몽환적인 음색은 이 팀의 절대적인 매력이었다(영상 link1, link2).
다음은 웹웨이브. 재즈 펑크 장르를 중심으로 음악의 예술적 가치 실현을 위해 파퓰러 뮤직과 재즈를 크로스 오버하여 퓨전음악을 만들어 내는 팀이다. 2015년 팀 결정 이후 현재까지 음반과 라이브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밀양을 주 활동무대로 하는 대구, 밀양 출신 밴드다.
재즈 펑크(jazz funk)는 1970년대 초반에 나타난 재즈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리듬 앤 블루스, 솔, 펑크의 음악적 요소들이 결합된 펀치감있는 백비트가 메인이 재즈음악이다.
이들의 그루브 넘치는 연주는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팀의 베이시스트님의 슬랩 주변의 베이스 연주는 방구석 베이스기타 연주자인 내게 강한 인상을 줬다.
보컬의 음색 또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성악가의 바리톤 음역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발성으로 노래한다. 상당히 유니크한 보컬이었다(영상 link3, link4).
마지막 공연 무대는 ‘빅대디(BIG DADDY)’. 1980~1990년대 락을 기반으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는 팀이다. 오래 전, 각자의 포지션에서 생업으로 활동했었지만 지금은 순수 열정과 즐거운 마음으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락과 메탈에 애정을 편향적으로 두고 있는 내게 빅대디는 뮤즈다. 8090년대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애정을 과하게 쏟게 만든다. 이날 공연까지 빅대디는 결성 후 밴드로선 3번째 라이브 무대이기도 했다.
이들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는 수줍은 제주의 관객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게 했고, '떼창'을 하게 만들어 버렸다. 9월에서 10월께 그들만의 자작곡으로 팬들 앞에 인사드린다고 하니 기대된다(영상 link5, link6)
이렇게 빅대디의 무대를 끝으로 ‘공존 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준비한 ‘2023 축제인디놀젠’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한 개인이 만들어 낸 복합문화예술공간에서 무려 매해 육지부와 제주도 밴드들을 규합하여 ‘축제인디놀젠’이라는 타이틀로 정기 공연이 이뤄진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육지와 제주 섬 사이, 거리라는 핸디캡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의 손실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한 용기 있는 제주도민들의 노력을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집단이 아닌 혼자만의 노력과 집념으로 공연의 무대를 만들고 또 실현시켜 실천하고 있다.
Rock음악을 하두 좋아해서
락하두라 스스로를 자칭하는
평범한 중년의 제주도민.
- 몽환의 음악, 평대 바다를 덧입히다
- 열대야를 잡아먹은 콘서트장의 열기
- 새연교에 물든 한여름밤의 낭만
-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종합선물세트
- 모히토 한잔과 스테이플러
- 안개숲 헤치고 찾아낸 문화의 꽃
- [락하두의 도시락] 90년대 록의 황금기를 여행하다
- [락하두의 도시락]‘제주-인디’에서 체험한 잔인한 4월의 반전
- [락하두의 도시락]공단 커피숍에서 흐르는 재즈의 향기
- [락하두의 도시락]왕의 귀환
- 귤림풍악, 구도심 중심에서 자유를 외치다
- ‘2023 제주뮤직위켄드’ 현장을 가다
- 타임머신을 타고 록의 전성기를 여행하다
- 익숙함과 반가움, 낯섦의 무대
- 이방인들이 향수병에 대처하는 법
- 2023 상하이 국제 악기 박람회를 가다
- 10년을 버뎌줘서 고맙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