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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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5일 토요일 저녁 7시 서귀포 칠십리야외공연장에서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의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었다.

사우스카니발이라는 이름은 이젠 제주도민들에게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서귀포의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감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민에게 있어 존재감의 의미와 설명을 다한 것이 아니겠나?

사우스 카니발은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속의 시간을 활동하며 제법 무게감 있고 굵직한 행보를 보여왔다. 일찌감치 제주 인디 씬에서 '스카(ska)'라는 색이 분명한 음악 장르와 제주방언으로 풀어낸 가사로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굵직한 공중파 및 케이블 음악방송, 전국각지의 락페스티벌, 펜타포트와 같은 대행 음악 축제에서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더불어 2018년에는 러시아 ‘아트풋볼 페스티벌’에서 한국대표로 참가해 밴드부분에서 1등까지 차지해버린 괴력의 밴드이기도 하다.

  (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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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Ska)는 자메이카에 기원을 둔 음악 장르이다. 애초 미국 재즈의 형태를 취하려 했지만 만들고 보니 백비트가 앞으로 치고 나온 리듬 위주의 곡들이 만들어 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메이카는 리듬이 일상을 지배하는 리듬의 나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정의하기를 반복적인 리듬 기타 스트로크의 의성어인  "스카!스카!"에서 착안, 스카라고 칭하게 되었다. 이후 스카장르는 록스테디, 레게로 장르를 확장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도 스카를 연주하는 유명 밴드들이 몇몇 있다. 서울의 킹스턴 루디스카, 부산의 스카웨이커스, 그리고 제주도의 사우스카니발이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이날 사우스 카니발의 15주년 기념 콘서트는 최초 새연교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상중인 태풍의 가시적인 영향권으로 접어든 제주의 기상 상황으로 인하여 하루 전 새연교에서 칠십리야외 공연장으로 장소가 급히 변경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예기치 못한 공연장소 변경이라는 이슈로 인해 밴드는 물론 관객들도 혼란이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급히 변경된 칠십리야외 공연장에는 이들의 15주년을 축하해주기 위해 제법 많은 관객들이 입장해 있었다.

이들의 공연무대를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들과 영상 및 음향장비들이 출동했다. 제주도에서 사우스 카니발이라는 밴드의 위상과 유명세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공연영상 link1, link2, link3)

  (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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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대에서 그들은 자신들만의 장기인 스카 외에도 제주 칠머리당굿을 테마로 한 퓨전 음악과 라틴, 펑키, 록까지 다양한 장르로 확장한 사우스 카니발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냈다. 

나는 2012년도에 발표한 그들의 미디 EP 앨범과 이듬해 2013년도에 발표한 정규 1집 앨범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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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우스 카니발이라는 밴드를 주목했던 이유는 남미의 리드미컬한 사운드인 스카장르와 제주방언을 접목시킨 독특한 음악적 접근법을 택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다른 밴드들과 비슷하고 겹치는 장르를 선택했다면 지금의 사우스 카니발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이국의 휴양지 같은 이미지로 와닿는다. 올레길과 해변의 풍경, 녹색의 곶자왈 수풀들과 비취색의 바다. 거기에 더해 외국어처럼 들리는 제주의 고유 방언 등이 제주를 이국의 휴양지와오버랩시키는 재료들일 것이다.

사우스카니발은 스카라는 장르에 위에 언급한 제주적인 이미지와 재료를 기막히게 녹여 놓았다. 사람의 심장 박동과 싱크하게 만드는 스카의 리듬과 비트에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제주도 방언 가사를 붙여 놓았으니 그 폭발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link4)

  (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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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우스카니발의 리더가 직접 관객들에게 확인한 사실인데, 공연장에 모인 관객들의 구성이 제주도민 4 : 도외 관객 6의 비율이었다. 

그래서 이날 사우스카니발을 알고 있는 제주도민들 보다 이 밴드가 생소한 도외 관객의 수가 많지 않았나 하는 나름의 추정과 가설을 세워 봤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우스카니발은 이날 공연장을 찾은 제주도민과 도외 관객들까지 좌석에서 일어나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사우스 카니발의 음악에 춤을 추고 높은 소리로 환호하게 했다.

 (사진=락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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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스로를 공연장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라고 칭한다. 하지만 눈앞에서 펼쳐지는 관객들의 세레모니와 같은 열광의 퍼포먼스를 제주의 공연장에서 몇 번이나 본 적 있나 싶다.

공연장 교체라는 돌발상황이 있었지만 사우스카니발의 15주년 서귀포단독콘서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아마도 사우스카니발의 멤버들은 본인들의 15주년 공연 이후 잘 마무리되었다는 안도감과 아드레날린 가득한 흥분의 잔류감 때문에 잠을 설치지 않았을까?

리더가 공연 중에 관객들에게 자신의 고충에 대해 돌발 발언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멤버 7명이 나였으면 했다는 것.

리더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록 밴드의 경험이 있는 나에게 밴드를 만들고 멤버들과 공통의 음악주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함께 간다는 것이 얼마나 꿈같은 것인지 안다.

공연 막바지에 리더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사우스 카니발의 음악이 지금의 멤버들과 함께 계속됐으면 한다. 15년을 넘어, 환갑을 지나 진갑의 나이까지.

 

Rock음악을 하두 좋아해서 

락하두라 스스로를 자칭하는 

평범한  중년의 제주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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