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에 의해 언론이 통제되었다. 지난 밤 짧은 시간이었지만 흉흉한 계엄이 이 나라를 다시 덮쳤다. 계엄군이 국회에 들이닥쳤다. 선진 민주주의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고 자부했던 나라였다. 현재 대통령 직을 유지하고 있는 윤석열로 인해서 순식간에 나라 한없이 추락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를 하며 폭주하는 기차를 간신히 멈춰 세웠지만 지난밤 대한민국은 사법과 행정이 군인에 의해 통제되고, 언론 보도 통제하는 그런 나라였다.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실제 일부 언론사 앞에 군인들이 투입되었다. 출연진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민주주의의 전당에 투입되었다. 국회의원이든, 기자든, 의사든, 누구든 계엄군의 판단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될 수 있었다. 포고령에는 '처단한다'는 처참한 표현까지 들어 있었다.
멀쩡하게 평화를 영위하던 민주주의 국가가 순식간에 이 지경으로 추락했다. 보수언론에서 괴담으로 치부했던 계엄 선포 가능성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지난밤 사태가 최악이 아닐 수 있도 있다. 현 대통령 윤석열이 계엄령을 다시 선포할 수도 있고, 국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서둘러 현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해야 하고, 더 나아가 내란죄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엄사령관의 포고령에 따라 이 나라의 모든 언론은 일순간 군의 통제 하에 있었다. 지난밤 이 나라는 언론의 자유를 잃었다. 계엄군의 통제력이 모든 언론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언론에 종사하는 당자사로서 제주투데이 기자 일동은 이번 계엄령의 위헌적 요소를 명확하게 바라본다. 계엄령 선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데 동의한다.
다시는 국민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시도를, 언론을 군이 통제하도록 하는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을 대통령 윤석열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계엄령 선포 과정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이번 사태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하지 않길 바란다.
엊그제, 계엄군에 짓밟힌 광주를 다룬 <소년이 온다>의 저자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날아 들어왔다. 축제와도 같았다. 하지만 계엄군은 끝나지 않을 악몽처럼 다시 출몰했다. 계엄 해제 전까지 포고령에 따라 짧은 시간이지만 출판사들 역시 일순 군인의 통제 하에 놓였다. 그러나 소년은 다시 온다. 끝끝내 올 것이다. 엄혹한 시절을 뚫고. 자유민주주의의 깃발을 들고.
제주투데이 기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