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는 임기 2년 내 대안을 마련하고 도민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시도된 적 없는 기관통합형' 모델을 제시해 지금까지의 논의를 원점화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강봉수 논설위원이 제기한 '3개의 기초자치단체와 교육권역을 제안한다'를 필두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둘러싼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정치권이 제안한 논의를 확장하기 위해 시민과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박경훈 화백.
박경훈 화백.

민선 8기 오형훈 도정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기관통합형이니 기관대립형이니 하는 기초자치단체의 모형과 몇 개의 자치단체로 할 것이냐 등 제주형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논의과정에서 역사적 문화적 측면에서의 도시발전과 환경적으로 공간 활용의 적정성 등이 고려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제주도는 동서 장축의 섬이지만, 남북 단축의 공간에 인구 및 도시 발달, 산업의 주요 인프라가 집중된 2극점의 비정상적인 도시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는 문제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제주도는 조선시대 산북지역을 제주목으로 산남 동서를 나누는 정의, 대정 2현의 '1목2현'체제를 유지해왔다.

500년 동안 이어져 온 전근대시대의 행정 체제는 주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통혼권(특정 취락(聚落)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혼인을 통해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의 지리적 범위)이나 언어생활에서도 행정구역간 편차를 낳을 정도로 제주섬의 전근대 행정 체제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독특성이 발견된다.

서귀포시는 일제강점기를 통해 성장한 근대도시로서 장구한 세월 동안 지속되었던 제주 대정 정의와는 다른 별도의 신흥도시다. 즉, 제주도 내 기초자치단체의 기반은 500년 이상 지속되어 온 3읍 체제와 일제 시기를 지나면서 성장한 서귀포시의 4권역의 모델이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한라장촉] 현존하는 독립된 제주 지도로는 가장 오래된 지도. 요즘의 지도는 북쪽을 지도의 위쪽으로 하는데 이 지도는 남쪽을 위로 놓았다. 이는 옛 지도에서 종종 볼수 있는 것으로, 제주도와 같은 섬의 경우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그렸기 때문이다. 제주목, 정희현, 대정현, 삼읍과 해안을 둘러가며 설치한 9개 진의 위치는 붉은 색으로 표시했다. (제주도 제공)
[한라장촉] 현존하는 독립된 제주 지도로는 가장 오래된 지도. 요즘의 지도는 북쪽을 지도의 위쪽으로 하는데 이 지도는 남쪽을 위로 놓았다. 이는 옛 지도에서 종종 볼수 있는 것으로, 제주도와 같은 섬의 경우 한반도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그렸기 때문이다. 제주목, 정희현, 대정현, 삼읍과 해안을 둘러가며 설치한 9개 진의 위치는 붉은 색으로 표시했다. (제주도 제공)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로의 도시화와 집중화는 어찌 보면 1946년 도제 실시와 함께 시작된 1도2시2군 체제가 2007년 특별자치도 출범 전까지 60여 년 동안 이루어졌던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2시2군 체제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북군과 남군은 동서 장축의 자치단체의 균형을 맞추다 보니 중간에 끼인 타 자치단체의 권역에 군청 소재지가 자리 잡는 웃지 못할 상황이 오래도록 유지되었다.

그 결과 동서지역에 중핵 도시를 성장시키지 못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에만 교육 문화 행정 시스템 등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이후 비정상적인 불균형한 남북 2 극점 중심의 도시화가 심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섬 전체의 토지이용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동서 장축으로의 균형발전과 토지이용을 위해 새로운 중핵 도시개발이 필요하다.

필자는 과거 정의현을 계승하는 성산읍을 대정현의 전통을 살려 대정읍을 중심으로 새로운 중핵 도시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며, 도농복합도시로서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친환경 도시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행정구역과 기초자치단체를 재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설립되는 자치단체의 명칭은 동제주 서제주 또는 정의시 대정시 등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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