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경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4일 오전 10시경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대한민국이 망해가는 거 같아요. 제정신이 아니죠.”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6시간만에 해제된 이날, 연이은 놀라운 소식에 밤잠 설친 제주도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4일 오전 10시경 제주버스터미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급박한 여정을 담은 TV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오름을 가기 위해 터미널을 찾은 제주도민 A(50대)씨는 “뉴스를 보고 너무 놀랐다. 이 정도로 무대뽀(무뎃포)로 밀어붙일 줄 몰랐다. 본인 무덤을 대통령 스스로가 판 격”이라고 말했다. 

출근길 뉴스를 접한 B(60대)씨는 지난 1980년 5월18일 광주를 떠올렸다. B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믿을 수가 없다. 광주 때를 기억하는데 그때와 같은 일이 왜 일어나는지,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자기 전 TV에서 소식을 접했다는 도민 C(80대)씨는 “절로 욕이 나왔다. 비상 계엄 소리가 들리는데 잠이 안왔다. 대통령은 진작에 내려왔어야 했다”고 분개했다. 

4일 오전 10시경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4일 오전 10시경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양유리 기자)

제주시민사회단체·정당도 이날 오전 8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계엄 선포, 윤석열을 타도하자”, “반란수괴 윤석열·김용현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지방변호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을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실체적·절차적 정당성이 없는 위헌·위법의 행위”라며 “계엄 해제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 대한 헌정중단 시도 및 반헌법적 선포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0분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의 선포에 따라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는 3일 오후 11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내렸다. 포고령에는 국회와 정당 활동, 집회 등이 금지되고, 언론, 출판이 통제 받는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1분께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5차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안건을 통과시켰다. 재석 인원 190명 중 190명 전원이 찬성했다. 

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6시간만인 이날 새벽 4시30분경 비상계엄령 해제를 밝혔다. 

비상계엄령 선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했던 1979년 10월26일 이후 45년만이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정당이 비상계엄을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가 열린다. 시민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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