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오름군락을 품은 구좌읍 덕천리가 화북공업단지 이전 후보지역으로 추진되는 가운데(관련 기사: 화북·삼양 발전 위해 중산간마을 희생하나)반대 주민들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반대서명을 전달했다.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영훈 제주도정은 세계자연유산마을 덕천리 파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화북공업지역 인근 상업, 주거지역이 확장됨에 따라 화북·삼양 지역 주민들은 공업단지로 인한 거주 환경 악화 문제를 들며 이전을 요구해 왔다. 오영훈 도정은 1순위 후보지로 조천지역을 제시했으나 마을주민들의 강력한 항의로 설명회조차 열지 못했다.
이에 후순위 후보지였던 구좌읍 덕천리가 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마을주민들은 제대로 된 안내도 없이 지난달 3일 화북공단 덕천리 이전 검토 설명회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덕천리 후보지로 지정된 2곳은 천연기념물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상류동굴군 근접 지역으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구좌지역 상수원 역할을 하는 덕천리 정수장의 상류 지역과도 겹쳐 공업단지로 인한 수질 오염 피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대 주민들은 “화북공단 덕천리 이전 소식 이후 마을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혼란스러워졌다. 평화롭던 마을이 찬반으로 갈라져 고통받고 있다”며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가 있는 곳에 화북공단을 이전하는 계획은 오영훈 제주도정의 개발주의 정책 끝판왕”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정은 탄소중립선도도시, 세계자연유산을 자랑스럽게 홍보하면서 어떻게 덕천리로 화북공단 이전을 추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곶자왈에 있는 수많은 생명을 학살하고 주민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북공업단지 문제의 해결책은 예술과 친환경이 결합된 리모델링으로 현대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덕천리 주민들은 수십년을 살아온 삼촌들과 이주민들이 함께 전처럼 다정함을 나누고 살고 싶다. 오영훈 도정은 덕천리 후보지 입지 검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도하(17세)양은 "덕천리에 공업단지가 들어서면 저희가 사랑하는 곶자왈 숲이 사라질 것"이라며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쉼의 공간이자 숲에 살아가는 많은 자연들이 하루아침에 살아지는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마을을 공업단지 이전으로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덕천리 주민이라고 밝힌 명실씨는 "마을로 이주한지 3년이 됐다. 마을에 공단이 이전된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먹고 사는 일도 기후도 걱정스러운데 이 추위에 나와 목소리를 내려 한다. 공업단지 이전을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영훈 도지사에게 이전 반대 서명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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